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고도 절차의 불편함 때문에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효율적인 보험금 청구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20세 이상 성인 중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사람의 비중은 77.3%에 달한다.
조용운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70세 이상 고령자를 제외하면 대다수 국민이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해 있다”면서도 “대부분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들이 번거로운 보험금 청구 과정 때문에 불편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손의료보험은 피보험자가 증빙서류를 준비해 보험금을 청구해야 한다. 피보험자가 우선 본인부담진료비 전액을 요양기관에 지급한 뒤 보험금을 청구하는 식이다. 문제는 보험금 청구 절차가 번거롭다는 점이다. 보험금을 청구하는 경우의 절반 이상이 설계사를 통해서 이뤄졌다. 직접 방문해서 보험금을 신청한 경우도 13.6%에 달했다.
이렇기 때문에 실손의료보험금을 청구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실손의료보험 공제액을 초과한 본인진료부담비에 대해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는 건수를 보면 입원의 경우 전체의 4.1%였다. 외래는 14.6%, 약처방의 경우 20.5%에 달했다.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설문에는 90.6%가 ‘소액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밖에 ‘번거로워서’(5.4%), ‘시간이 없어서’(2.2%) 등도 보험금 지급 신청을 하지 않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청구절차를 효율적으로 간소화해서 미지급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 연구위원은 “보험 가입자들이 진료비를 요양기관에 지급하면 요양기관이 직접 보험사에 보험금을 전산으로 청구하는 체계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다만 건강보험 비급여 부분의 표준화와 체계 구축 비용 최소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