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관료로 거시경제·금융 전문가로 꼽히는 윤 수석은 6월 소득주도 성장이론의 바탕을 만들었던 홍장표 전 경제수석의 후임으로 기용돼 ‘포용적 성장’을 외치며 친기업 성향을 보였다. 윤 수석이 8월 경제지와의 합동 인터뷰에서 “정부와 기업은 ‘건강한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점에서도 기조 변화가 감지됐다.
특히 윤 수석은 “기업들이 투자에 어려움이 생긴다면 언제든 만나 얘기를 듣겠다”고 밝혀 그동안 대기업과의 만남을 꺼려 왔던 청와대 경제팀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
최근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때도 사전에 윤 수석이 경제단체장들을 비공개로 만나 경제 현안과 남북 경협 문제 등을 논의하는 등 과거 경제팀보다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무엇보다 지난달 윤 수석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외 여건이 괜찮은 향후 1년여간 혁신성장 등을 통해 국내 투자 활력 관련 분위기를 돌려놔야 어려워질 때 내수가 버틸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기조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문 대통령은 고용절벽이 가시화하면서 소득주도성장과 반기업 정책보다는 윤 수석이 주장하는 ‘포용적 성장’과 ‘기업과의 건강한 관계’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 달에 한 번씩 주제를 정해 관련 기업 현장을 찾아 규제 혁신을 하는 이른바 ‘도장 깨기’도 윤 수석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은행 설립 규제 완화도 윤 수석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윤 수석은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넷전문 은행 등 은산 분리 원칙에 막혀 있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문 대통령이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원칙을 완화하겠다고 밝혔고, 결국 여당이 반대했던 은산분리 완화가 국회를 통과했다. 은산분리 관철에서도 윤 수석의 입김(?)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