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컵 갑질'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무혐의로 결론 났다.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으나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15일 서울남부지검 사행행위·강력범죄전담부(부장검사 최재민)는 조 전 전무의 특수폭행과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 폭행 혐의는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조 전 전무가 사람이 있는 방향으로 유리컵을 던지지 않아 특수폭행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 이유를 밝혔다.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조 전 전무가 광고 총괄책임자로 업무적 판단에 따라 시사회를 중단했기 때문에 타인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검찰은 "음료수를 맞은 피해자 모두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혀 폭행 혐의는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일)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배임), 국제 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조 회장은 면세품 중개업체를 통해 '통행세'를 걷는 방법으로 196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특경법상 배임) 등을 받는다.
또한 2014년 조현아·원태·현민 세 자녀가 소유한 계열사 주식을 정석기업이 비싸게 사도록 해 41억 원 상당의 손해를 가한 혐의(특경법상 배임)도 적용됐다. 작고한 모친 김 모씨와 묘지기, 집사 등 세 명을 정석기업 임직원으로 등재해 9년간 가공 급여 20억 원을 지급한 혐의(특경법상 배임)가 추가됐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이 구속을 면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다. 다만 혐의가 인정돼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는 부담을 느끼며 말을 극히 아끼는 모습이었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의 불구속 기소와 관련해 회사 측의 공식 입장은 특별히 없다며 공시를 통해 "제반 과정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