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인구 추계상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14.3%(738만1000명)에 달한다. 유엔은 고령인구 비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통계청은 급격한 고령화로 한국이 2022년이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고 2060년 노인 인구가 41%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급속한 고령화는 식품기업들의 실버푸드 시장 진출로 이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1년 5104억원이던 실버푸드 시장규모는 지난해 1조1000억원으로 성장했으며 올해 2조원 달성에 이어 2020년에는 16조원 규모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의 급 성장세에 따라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CJ제일제당에 이어 하림도 실버푸드 시장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아워홈은 지난해 10월 육류 및 떡류, 견과류의 물성을 조절하는 기술 3건을 특허 출원하고 국내 최초로 효소를 활용한 연화기술을 통해 고령자를 위한 고기와 떡, 견과류 개발에 성공했다. 아워홈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6월 실버푸드 브랜드 ‘행복한맛남 케어플러스’를 통해 연화식 양념육 4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아워홈의 육류 연화 기술은 프로테아제를 감압 방식으로 고기에 침투시켜 질긴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적색육의 물성을 최대 70% 이상 부드럽게 만들 수 있다. 떡은 아밀라아제 효소와 당분을 활용해 강도를 50% 이상 감소시켰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8월 가정간편식(HMR) 형태의 실버푸드 브랜드 ‘그리팅 소프트(Greating Soft)’를 론칭하고 연화식 12종을 선보였다. 현대그린푸드의 연화식은 재료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물성을 무르게 하는 특허기술이 적용됐다. 특허 기술을 통해 고기류의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 것은 물론 생선은 굵은 가시까지 통째로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그린푸드는 내년까지 연화식 제품군을 육류와 생선류를 중심으로 최대 100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연내 케어푸드(건강상 이유로 맞춤형 식품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차세대 HMR) 전문 브랜드를 본격 론칭한다. 원밀 솔루션이 가능한 ‘부드러운 불고기덮밥’, ‘구수한 강된장비빔밥’ 등 덮밥·비빔밥 소스류 5종은 이미 개발을 끝냈고 연내 14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HMR 형태인 케어식품은 병원, 급식업체 등을 통해 우선 출시된 후 내년 B2C 시장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닭고기 시장 1위 업체인 하림도 ‘실버푸드’ 진출을 선언했다. 6000억원을 투자한 전북 익산의 하림 푸드클러스터 공장에 연화식 제품 라인을 갖추기로 한 것이다. 하림은 닭고기를 중심으로 한 사업을 펼쳐온 만큼 연화식에서도 닭고기를 활용한 제품이 다수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기 전 실버푸드 시장을 선점하려는 식품기업이 늘고 있다”며 “몇년 전만 해도 단체 급식업체 중심으로 소규모로 이뤄졌던 실버푸드 시장에 대기업까지 속속 진출하는 이유는 관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