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듀오 멜로망스가 휘말린 해체설이 해프닝으로 귀결됐다. 보컬과 연주자로 구성된 국내 듀오 및 밴드의 현주소를 연상시키는 지점이기도 하다.
멜로망스 해체설의 시발점이 된 건 지난 21일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18' 무대다. 두 사람이 군 입대 문제로 당분간 활동을 할 수 없는 점과 관련해 멤버 김민석은 "멜로망스로서 마지막 공연"이라는 말을 했다. '군 입대 전 마지막'이란 해당 발언은 이후 '해체'로 와전되면서 후폭풍을 낳았다.
다만 멜로망스의 해체를 우려한 일부 팬들의 반응도 억지스럽다고 하기만은 어렵다. 보컬과 연주 파트로 나뉘어진 듀오 및 밴드는 적지 않은 경우 해체해 보컬 멤버의 솔로 활동으로 전환돼 왔다는 점에서다. 버스커버스커의 장범준도 그랬고, 한참 거슬러 올라가면 더더의 박혜경을 들 수도 있다.
대중의 스포트라이트가 '프론트맨'이라 불리는 보컬에 집중되는 만큼 그런 현상은 자연스런 수순이기도 하다. 가요 시장에서 팬들의 사랑을 받는 건 대부분 보컬이고, 피아노나 기타 등을 연주하는 멤버는 비교적 주목을 덜 받는다. 십센티가 '윤정열'로, 자우림이 '김윤아'로 대변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어쨌든 멜로망스는 (일단) 해체하지 않았다. 볼빨간사춘기나 '신현희와 김루트'도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하지만 이들이 얼마나 오랜 동행을 이어갈 수 있을 지는 보컬과 연주자 모두에게 고른 관심을 주는 리스너들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