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 되레 늘어”…김상조 “사익편취 막을 방안 마련”

입력 2018-10-2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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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사익편취 가이라인 예규로 상향해 일감몰아주기 불확실성 해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정거래정책 기업 간담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은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과 하도급법 개정 시행령 등 최근 변화된 정책을 설명했다. 오승현 기자 story@

재벌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김상조 호(號) 공정거래위원회가 출범한 지난해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일감몰아주기)를 유발할 수 있는 대기업집단 계열사 간 내부거래(상품·용역거래)는 되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의 재벌개혁 드라이브를 무색케하는 대목이다. 이에 공정위는 사익편취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예규로 상향 조정해 기업 총수일가의 사익편취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으로 지정된 60개 공시기업집단 소속회사의 내부거래 금액은 작년에 191조4000억 원으로 전년(27개 집단)보다 38조9000억 원 증가했다. 내부거래 금액은 2013년 181조5000억 원, 2014년 181억1000억 원, 2015년 159조6000억 원, 2016년 152억5000억 원으로 계속 줄다가 지난해 대폭 늘었다.

작년과 올해 연속으로 분석 대상에 포함된 27개 집단을 기준으로 했을 때도 내부거래 금액은 2016년 152조5000억 원에서 2017년 174조3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금액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이를 통해 총수일가가 사익을 편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를 받지 않는 사각지대 회사의 내부거래 금액(작년 기준 24조6000억 원)이 규제 대상 회사(13조4000억 원)보다 더 많다는 점에서도 이를 엿 볼 수 있다.

사각지대 회사는 사익편취 규제대상회사(총수일가 지분율 상장사 30%·비상장 20% 이상)의 자회사, 총수일가 지분율 20~30% 구간 상장사, 총수일가 지분율이 20~30% 구간인 상장사의 자회사다.

이런 조사 결과는 작년 6월 취임한 김상조 위원장을 멋쩍게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임 당시 김 위원장은 재벌그룹의 경제력 집중 남용 방지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근절을 위한 재벌개혁을 역점 과제로 내세웠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그간의 행보로 볼 때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가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공정위가 재벌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사익추구 행위는 더 심화되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정위가 먼저 규제대상 상장사 지분율 20% 일원화를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힘쓰기 보다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해당 규정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 결과가 사각지대 회사를 중심으로 일감몰아주기가 자행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하고 있다.

공정위는 우선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의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익편취 행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기업들의 일감몰아주기가 늘어날 확률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김상조 위원장은 2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서 “여전히 일감몰아주기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지분 매각, 자회사 설립 등 규제회피 행위가 발생하고 있어 규제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기업에 예측 가능성을 부여해야 한다”며 “위반 행위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는 현행 사익편취 가이드라인을 내년 중에 예규로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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