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간 화약 담합' 한화, 2심서도 벌금형…사업 유지

입력 2018-10-2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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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동안 산업용 화약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화와 고려노벨화약 전·현직 임원들이 1심과 같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재판장 한정훈 부장판사)는 26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화와 고려노벨화약에 각각 벌금 1억 원,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했다. 최양수 한화 화약부문 대표와 최경훈 고려노벨화약 대표는 각각 벌금 3000만 원을 선고받았고, 심경섭 전 한화 화약부문 대표에게는 벌금 2000만 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13년 동안 가격을 담합해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면 죄질이 나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에 비해 1심에서 선고된 벌금 액수가 많지 않다"며 "피고인들이 과징금 감면 신청을 했지만, 대법원에서 받아들이지 않아 더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검찰의 주장은 타당하다"고 인정했다.

다만 "감면 자체의 요건이 엄격하고 직접 자진신고하지 않은 것 외에는 공정위 조사절차에 협조했고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며 1심 형량을 유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벌금액이 과하다는 피고인 측 항소 이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총포ㆍ도검ㆍ화약류 등 단속법에 따르면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사업허가가 취소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한 것으로 보인다"며 "벌금형이 처벌 효과가 있으려면 고액이어야 하고 해당 벌금액은 범죄수익을 고려해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화와 고려노벨화학은 1999년 3월부터 2012년 4월까지 13년간 3차례에 걸쳐 담합한 혐의로 기소됐다. 국내 산업용 화학 공급 시장을 100% 독점하고 있는 두 업체는 공장도 가격을 10%, 19%, 9%씩 차례로 인상하고 시장 점유율을 7대 3으로 분배했다.

두 업체는 새로운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할 때도 공동 대응했다. 2002년 시장에 진출한 세홍화약의 경우 두 업체의 가격 덤핑 공세 등에 버티지 못하고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런 사실을 적발한 공정위는 한화에 516억9000만 원, 고려노벨화학에 126억9000만 원 등 총 643억8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두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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