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웨스턴 디지털 등 메모리 기업들이 설비 투자 속도를 늦추고 있다.
2019년 메모리 공급 증가세가 예상보다 줄어들고, 메모리 수급 상황이 양호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애초 IT반도체 업계에선 내년 수요 대비 공급 초과 가능성을 우려했고, 최근 투자 속도 조절이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2019년 메모리 수요에 대한 우려로 인해 투자 계획을 축소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삼성전자가 2019년 DRAM 투자 규모를 기존 계획 월 40K(웨이퍼 4만장) 증설에서 20K 증설 이하로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 발표 전화 회의에서 연간 투자 계획을 분기 단위로 변경하고 시황에 맞춰 빠르게 대처하겠다고 발표했다“며 ”SK하이닉스는 2019년 2D NAND 캐파 규모 감소가 빨라지며 전체 NAND 웨이퍼 생산능력이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도 연구원에 따르면 웨스턴 디지털도 최근 NAND 시황을 반영해 2019년 투자를 줄이겠다고 언급했다. 웨스턴 디지털의 2019년 기존 출하량 계획을 10~15% 감소시킬 것으로 보인다.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수급 조절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인텔은 최근 마이크론과의 NAND 조인트벤처(JV) 팹 IMFT의 지분 전량을 마이크론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직 본격적인 메모리 수급 둔화 국면이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업체들이 일제히 투자 조절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과거 치킨 게임으로 출혈이 심했던 만큼 경쟁보다 수익성이 중요시되는 모양새다. 과거 사이클에선 메모리 가격 하락이 최소 1년 이상 진행된 후 업체들의 투자 축소 움직임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