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이일형 금융불균형 강조하며 인상 소수의견..윤, 전망하향·기대분산에 좀더 보자
6일 한은이 공개한 10월18일 개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고승범 위원은 “경기나 고용, 물가 여건이 다소 미흡한 점은 있으나,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 소비자물가가 목표치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이에 근접해 갈 것으로 전망되는 점 등을 고려해 통화정책의 완화정도가 일부 축소되더라도 금융안정에 보다 중점을 둔 결정이 필요하다”며 25bp(1bp=0.01%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다.
그는 이어 “금융안정을 확고히 하는 것이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 문제에 소폭의 금리인상으로 대응이 가능하겠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통화정책의 시그널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일형 위원도 “완화기조의 소폭 축소는 물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정도로 수요압력을 약화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현재의 금융불균형 확대를 다소 억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수요압력이 뒷받침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 시점에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가 정책조화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7월부터 금리인상을 주장해오고 있는 중이다.
윤면식 부총재 역시 매파적 입장을 강화했다. 그로 추정되는 위원은 “그동안의 통화정책방향 시그널, 그리고 최근의 거시경제상황과 금융안정상황에 대한 판단을 종합해 볼 때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축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금통위에서 밝힌 입장보다 더 매파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그로 추정되는 위원은 직전 8월 금통위에서 “금융 불균형 위험에 유의하여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현재보다 다소 축소 조정할 필요가 상존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 ‘현재보다 다소’라는 언급을 뺐다.
7월 금통위에서 관리물가를 언급하기 시작하며 비둘기파에서 중립파로 한발 옮겼던 임지원 위원 역시 매파로 기운 모습이다. 그로 추정되는 위원은 “향후 대내외 경제여건의 추이를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직전 금통위에 이어 수출과 내수 흐름간 차별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그 격차가 더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임지원 추정위원은 “수출과 내수의 격차가 더 벌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금통위에서 “수출과 내수가 다소 차별화되는 가운데 국내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향후 관련 여건의 추이를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물가 상승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는 모습이다. 그로 추정되는 위원은 “지난 수년 간 물가상승 흐름을 제한해 왔던 요인들이 점차 후퇴하고 있음을 고려해 볼 때 물가상승압력은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반면 전통적 비둘기파인 조동철 위원은 최근 소비자물가가 2%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 압력이 강하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그로 추정되는 위원은 “기조적 물가상승률에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당분간 기조적인 물가가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수도권지역 아파트가격 급등과 관련해서 조동철 추정위원은 “전국적이고 거시적인 부동산가격 상승 측면보다 지역별·형태별 주택가격의 차별화 과정에서 촉발된 측면이 더 강하다”며 “가계부채가 동반 급증하고 있다는 증거도 뚜렷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미 금리 역전과 관련해서는 되레 자연스런 결과라고 평가했다. 조동철 추정위원은 “우리나라의 성장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금융시장의 불안이 투영된 것”이라며 “그 결과로 발생할 수 있는 자본이동 및 환율변동은 자연스러운 거시경제 조정의 일부로 이해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전했다.
선제적 금리인상이 불가능하다며 비둘기파로 돌아섰던 신인석 위원 역시 비둘기 날개를 더 활짝 폈다. 그로 추정되는 위원은 “소비를 중심으로 한 내수성장세가 완만하여 기저적인 물가상승압력 축적의 동력이 미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근원물가 상승률 움직임이 대체로 경직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사국의 내년 전망에는 다소 하방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 조사국이 0.2%포인트와 0.3%포인트나 각각 하향조정한 내년도 소비자물가 1.7%와 근원인플레 1.6%도 사실상 높다고 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