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하면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 힘 빠질 수도 -하원은 과반 찬성으로 대통령 탄핵 절차 개시 가능 -트럼프 러시아 스캔들로 궁지몰릴 수도
2017년 1월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첫 시험대인 미국 중간선거 투표가 6일 오전(한국시간 6일 오후)부터 시작됐다. 개표 역시 당일 이뤄지며, 결과는 7일 새벽에 판가름난다. 상원 100석 중 35석, 하원 435석 전체, 주지사 50석 중 36석을 새로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최대 쟁점은 과연 여당인 공화당이 하원 과반 의석을 지켜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최신 여론조사에서는 야당인 민주당이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공화당이 치열하게 따라잡고 있는 상황이어서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이번 투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임 투표의 의미를 지닌 만큼 결과는 미국 내외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바로 전날인 5일에도 중서부 오하이오, 인디애나, 미주리 3개 주에서 유세 집회를 가졌다. 이들 3곳 모두 상원의 격전지다.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트럼프는 “어떤 의미에서 이번 선거는 나에게 투표하게 되는 것이다. 모두 투표하러 와달라”고 지지자들에게 호소했다.
미 연방 의회 선거는 2년마다 실시하고, 4년마다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 사이의 해에 중간선거를 실시한다. 임기가 2년인 하원은 전체 435의석, 임기가 6년인 상원은 전체 100석 중 3분의 1(이번에는 35 석)을 새로 뽑는다. 현재는 상하 양원 모두 공화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주지사와 주 의회 등 지방 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역사적으로 중간선거는 대통령을 배출한 여당이 패배하는 경향이 강하다. 전후 18회 중 여당이 의석을 늘린 건 상원에서 4차례, 하원에서 2차례에 그친다. 트럼프는 5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상원도 하원도 잘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 정치 전문 사이트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RCP)의 예측에 따르면 하원은 민주당이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시점에서 점쳐진 의석 수는 민주당이 203의석, 공화당이 194의석으로 나머지 38의석을 두고 양당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다만 미국 언론사 조사에서는 공화당이 막판에 추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결과는 예측 불허다.
공화당이 상하 양원 중 하나라도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트럼프 정권에는 치명적이다. ‘미국 우선주의’ 정책 실현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민 정책의 핵심인 멕시코 국경의 장벽 건설은 지금까지 민주당의 반대로 예산도 세우지 못했다. 또 하원은 과반수가 찬성하면 대통령 탄핵 절차를 시작할 수 있는 권한도 있어 러시아 스캔들을 안고 있는 트럼프에 대한 추궁이 거세질 수도 있다.
한편, 미국 NBC TV에 따르면 이번 사전투표에서는 5일까지 3500만 명 이상이 투표, 2000만 명 미만이던 2014년을 크게 웃돌았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중간선거 투표율은 매번 40% 정도에 그쳐 60%인 대선에 비해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