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수요 증가율 하향 조정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우디 감산 반대 소식에 급락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24달러(7.1%) 하락한 55.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12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전날 60달러 선이 무너진 데 이어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의 최저치로 급락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4.65달러(6.6%) 내린 65.47달러를 기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WTI와 브렌트유 모두 7%가량 급락하며 공급 과잉 부담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OPEC은 11월 월간 원유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2019년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내년 원유 수요가 일간 129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해 지난달의 136만 배럴에서 7만 배럴 하향 조정했다. 2019년 비 OPEC 원유 생산량은 약 12만 배럴 상향 조정해 2019년 원유 재고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 연구원은 "이를 고려해 OPEC과 러시아 등은 12월 정례회담에서 감산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공급상황을 감안할 때 국제유가가 너무 낮다고 언급하며 사우디와 OPEC이 현재의 공급 확대 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며 "이 영향으로 WTI가 배럴당 55달러 수준까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OPEC은 4개월 연속 수요 전망치를 낮추며 최근 경기 하강 리스크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2월에 있을 OPEC 정례회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재고 증가 부담으로 OPEC이 감산하게 된다면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은 제한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