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내음 폴폴'…감성으로 떠나는 '작은 책방' 여행

입력 2018-11-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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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동네 책방이 줄줄이 문을 닫으며, 저마다 간직한 추억마저 사라지던 때가 있었다. 최근에는 독특한 테마를 갖춘 다양한 독립 서점이 생기면서 동네의 분위기마저 바꾸고 있다. 서점을 공유공간 삼아 모임을 만들고 서로의 재능을 나누며 지역사회와 소통해 나가는 역할까지 한다. 다시 온 '서점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관광공사가 수도권에 개성 넘치는 동네 서점과 특별한 독서공간을 소개했다.

▲수원 망포동 주택가에 있는 카페 겸 서점 서른책방. (사진제공=경기관광공사)

◇노트에 적어보는 나만의 소설 '수원 서른책방' = 경기도 수원 망포동 주택가. 큰길에서 한참 들어가면, 조용한 거리 한쪽에 서른책방이 자리한다. 안으로 들어서면 한 면을 채운 책장에 눈이 간다.

대부분 독립출판 서적들이다. '세상만사 그런대로', '이달의 남자', '신춘문예 낙선집' 등 서툰 디자인에 투박한 표지지만 대형서점에서는 볼 수 없는 보석 같은 책들이다. 책 표지에 붙은 저자의 친필 메모를 읽자니 그들의 따뜻한 마음까지 전해진다.

이름처럼 서른 살 청년 둘이 운영하는 동네서점이자 카페인 이곳은 짙은 향의 커피와 도넛을 먹으며 포근한 책을 만날 수 있는 아담한 공간이다. 마음에 담고 싶은 시와 문장을 자신만의 노트에 담는 '독서, 필사 모임', 처음 소설을 쓰는 분들을 위한 '나만의 짧은 소설 1편 완성하기 미니픽션' 등 다양한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자신이 읽은 책을 '책방 릴레이’ 코너에 있는 책과 교환도 가능하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찾아가기 좋은 서점, 타샤의 책방.(사진제공=경기관광공사)

◇ 아이들은 그림책, 부모는 인문학 '과천 타샤의 책방' = 경기도 과천 타샤의 책방은 주로 그림책을 다루는 책방이다. 자연을 벗하며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을 만든 타샤 튜터처럼 한평생 책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타샤의 책방'으로 이름 지었다.

책방 안에 들어서면 사방을 메운 하늘색 책장과 알록달록한 소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중에서도 예약 주문된 책이 여행 가방에 담겨있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책들의 설렘이 보이는 듯하다.

타샤의 책방은 기본적으로 책을 판매하는 서점이지만, 음료와 함께 비치된 동화책과 소설을 마음껏 볼 수 있고 다양한 문화체험이 이루어져 과천의 복합문화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만들기', 악어엄마 작가와 함께 '악어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성인 대상의 다양한 강좌와 인문학 프로그램도 인기다. 초·중등 학부모를 위한 한국사, 세계사 특강, 작가와 만나는 그림책 심리학 북 토크 등을 진행했으며 11월에는 '철학, 그림을 만나다'를 주제로 '타샤의 책방 철학 수업'을 진행한다. 책방이 위치한 과천부터 인근 지역 엄마들까지 이미 소문이 자자한 동네 책방이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서가를 자랑하는 파주출판도시 지혜의 숲.(사진제공=경기관광공사)

◇ 24시간 열리는 아름다운 책의 숲 '파주 지혜의 숲' = 대한민국 책의 메카인 파주출판도시. 책의 모든 출판과정이 이루어지는 이곳에서도 열린 도서관 '지혜의 숲'은 매우 특별한 공간이다. 높은 천장까지 닿은 웅장한 서가와 셀 수 없이 다양한 책이 가득한 이곳은 들어서는 순간 마치 책의 숲에 던져진 느낌이다.

지혜의 숲은 크게 3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지혜의 숲1'에는 학자, 지식인, 전문가들이 기증한 도서가 소장됐다. 기증자별 서가를 운영해서 기증자가 평생 읽고 집필한 책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책을 통해 한 사람의 일생을 교감하는 셈이다.

'지혜의 숲2'는 출판사들이 기증한 도서로 구성된다. 출판사별 분류를 통해 우리나라 출판의 흐름과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지혜의 숲3'은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의 로비를 겸한다. 출판사, 미술관, 박물관에서 기증한 도서들로 꾸며졌다.

24시간 개방하므로 한밤중에도 책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지혜의 숲에는 북소리 책방과 헌책방 보물섬, 카페와 레스토랑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마련돼 있다.

▲캠핑장 속 도서관이라는 콘셉트로 재탄생한 별난독서캠핑장.(사진제공=경기관광공사)

◇ 자연에 파묻혀 독서 힐링 '별난독서캠핑장' = 별난독서캠핑장은 학생이 줄어 폐교된 채로 방치돼 있던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한 캠핑장이다. 청정 자연 속에서 책과 함께 쉴 수 있으며, 최근에 문을 연 캠핑장답게 깔끔하고 편의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다.

이 캠핑장이 사랑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책이다. 옛 학교 건물에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5400여 권의 도서를 보유하고 캠핑장을 찾은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가족 캠핑프로그램, 유아 청소년 체험 프로그램, 방과후 학교, 작은 도서관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독서세끼'. 각종 체험과 산책을 즐기면서 저녁에는 작가와의 만남, 북 콘서트에 참여할 수 있다.

캠핑장 이용객을 위한 열린 프로그램이라 원하는 경우에만 자유롭게 참여하면 된다. 작은 도서관에서는 초·중고생 공부방을 열고 우쿨렐레와 한지공예 등 지역민을 위한 정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캠핑장이 들어서고 왕래하는 사람이 늘면서 적막하던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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