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기부 물품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이중 도저히 쓸 수 없는 물건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폐기물이 늘어나면서 기부 물품을 받고 있는 단체에선 불필요한 인력 소비도 그만큼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적 기업 아름다운 가게의 되살림 팀 권태경 간사는 10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아름다운 가게 되살림 팀에서는 기증되는 지역 허브 물류 센터에서 가전, 의류, 신발, 잡화로 1차 분류를 한 후 그 분류된 걸 선별해서 매장으로 출고하고 있다"며 "하루에 대략 서울 기준으로 1톤 트럭 17~19대까지 기부 물량이 들어오는데 폐기물이 약 70%에 달한다"라고 설명했다.
권태경 간사는 "엄청 물량이 많다보니 약 50명 정도 되는 활동가들이 하루에 7시간씩 일을 처리해도 다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다 버리는 거, 안 쓰고 버려야 하는 폐기물이 10개 중 7개에 달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입었던 속옷이나 러닝, 심지어 빨지도 않고 누렇게 된 것을 기부물품이라고 보내는 경우도 많다. 신었던 양말, 뒤축이 많이 닳아 있는 신발, 누렇게 된 애들 옷이나 베개 등 씻겨지지도 않는 것들을 기증한다"며 "우리가 열심히 씻어보고 어떻게든 수리를 해보려고 하는데 정말 안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폐기물로 가게 된다. 안타까울 때가 많다"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권태경 간사는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빨지도 않은 여성 속옷을 보냈을 때다. 저도 여성이지만, 같이 일하는 분들이 남자분들이 많은데 이런 물품이 들어올 땐 난감하다"며 "기증품을 보낼 때는 내 친구에게, 또는 가족에게 줄 수 있는 그런 기증품, 나눔이라고 줄 수 있는 걸 기증품으로 보내줬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의류 같은 경우 섬유유연제 냄새나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제품을 기부해주시는 경우 정말 감동적이다. 포스트잇으로 '선생님, 좋은 곳에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정말 아끼는 옷인데 살이 쪄서 입을 수가 없어요. 나눔합니다' 이런 메모가 써 있는 경우가 있는데 마음이 정말 따뜻한 순간이었다"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