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현대·기아차 및 주요 계열사에 대한 대표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를 통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3세 경영체제 구축이다.
특히 지난 10월 단행한 임원인사를 포함하면 연구개발(R&D), 상품기획, 디자인 등 혁신 부문 수장을 모두 외국인으로 교체한 점이 눈에 띈다. 실력 위주의 글로벌 핵심 인재 중용을 통한 미래 핵심 경쟁력 강화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12일 현대·기아차 차량성능담당 알버트 비어만 사장을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했다. 비어만 본부장은 양웅철ㆍ권문식 연구개발 부회장의 후임을 맡아 향후 현대기아차 제품개발을 총괄하게 된다.
외국인 임원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기아차 R&D 부문에 대한 글로벌 혁신과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강화를 위한 파격 인사라는 평가다. 그만큼 연구개발 및 제품전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독일 BMW에서 고성능차 개발 총괄 책임자(부사장)로 일하다 2015년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비어만 사장은 짧은 기간 내 현대·기아차 및 제네시스의 주행성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올 초 진행된 사장단 승진 및 보직인사에서 당시 시험·고성능차 담당이었던 비어만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바 있다.
지난 10월29일 단행한 임원인사에서도 현대·기아차는 고성능사업부장인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상품전략본부장에 임명했다.
BMW M 북남미 사업총괄 출신으로 지난 3월 현대차에 합류한 쉬미에라 부사장은 i30N, 벨로스터N 등 고성능 모델들을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쉬미에라 부사장은 향후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선행상품기획 업무와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정립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공석이었던 디자인 최고책임자 자리에는 벤틀리 출신이자 현대디자인센터장이었던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이 임명됐다.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 개발에 기여해 온 동거볼케 부사장은 향후 디자인을 총괄하며 차세대 디자인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