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 장관 4~5명·수석비서관 4~5명 비공식 회의도
홍 부총리는 14일 언론사 경제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경제정책은 부총리와 기재부가 주도하지만 목소리가 다를 수 있다”며 “청와대가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재임 기간 내내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불화설에 시달렸다. 최저임금 인상 등 주요 경제 현안을 놓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서다. 김 전 부총리와 장 전 실장은 갈등설이 불거지자 7월 초 조찬을 함께한 뒤 격주로 회동하기로 했으나, 이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경제정책 컨트롤타워 논란도 계속됐다. 홍 부총리도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팀과 청와대 정책실장이나 수석들 간 소통 문제도 있었다”고 인정했을 정도다.
이에 홍 부총리는 경제팀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복수의 협의체를 구성해 정부부처 간, 정부와 청와대 간 소통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 협의체에는 청와대 정책실장은 물론, 경제수석비서관, 일자리수석비서관 등 대통령 참모들도 포함된다. 컨트롤타워는 홍 부총리다.
먼저 김수현 정책실장과 매주 금요일 오찬회동을 갖는다. 첫 회동은 16일에 있었다. 또 경제부처 장관 4~5명과 관련 수석비서관 4~5명이 참여하는 비공식 회의채널도 만든다. 정부 내에선 주요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관련 장관 6~7명이 모여 논의하는 비공식회의를 수시로 연다는 구상이다. 홍 부총리는 “11일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국토교통부 장관 등 6명의 장관과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회의를 했고, 성장률 전망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협의체에서 각자가 다른 의견을 제시하더라도 어느 한 방향으로 방침이 정해지면 대외적으론 같은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회의의 명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회의 형식은 과거 서별관 회의와 비슷하지만, 홍 부총리는 “서별관에서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별관 회의는 청와대 서(西)별관에서 열렸던 비공개 거시경제정책협의회다. 기관 간 소통이나 컨트롤타워 일원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으나, ‘밀실 회의’ 논란에 따른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