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미군부대 방문, ‘시리아 철군’과 ‘방위비 압박’ 강조
이날 CNN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라크 바그다드 서쪽의 알아사드 공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이는 시리아 철군에 대한 비판론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우리는 세계의 경찰이 될 수 있지만 다른 나라도 우리를 도와야 한다”던 전날 발언에서 더 나아가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해온 미국의 개입주의 외교 노선을 틀어 ‘고립주의’로 돌아갈 수 있다는 뜻까지 내비친 것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분쟁지역 내 미군 부대를 방문해 자신의 시리아 철군 방침을 방어하고 ‘세계의 경찰’ 역할론을 끝내는 기회로 삼았다고 짚었다. 또, “다국적 동맹국들로부터 철수하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방어하려고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방위비를 더 부담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그는 “모든 부담을 우리 미국이 져야 하는 상황은 부당하다”면서 “우리는 더는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를 이용하고 우리의 엄청난 군을 이용하는 국가들에 더는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들은 이제 돈을 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리아 철수와 아프가니스탄 주둔병력 대폭 축소 등 중동전략 궤도수정에 이어 다른 지역에서의 추가적인 철수 카드를 꺼내 들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세계의 경찰’ 역할을 그만두겠다는 선언과 맞물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 주한미군 주둔을 강하게 주장해 온 균형추들이 공석이 되면서 주한미군 감축 등의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는 앞서 20일 시리아 철군 결정이 거센 후폭풍에 직면하자 트위터에 “미국은 더는 ‘중동의 경찰’이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4일에는 “우리는 전 세계 많은 매우 부유한 국가의 군대에 실질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는 무역에서 미국과 미국의 납세자를 완전히 이용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25일에도 역시 해외파병 장병들과의 화상대화에서 “우리가 불이익을 당하면서 부자 나라들에 보조금을 지급하길 원하지 않는다”며 “”지금 우리는 세계의 경찰이며, 우리는 그에 대해 돈을 내고 있다. 우리는 세계의 경찰이 될 수 있지만 다른 나라들도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연타를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는 현재 우리나라와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주한미군 등 한반도 내 미국 역할과도 연계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