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찬 전 공정위원장 1심 집행유예…김학현 전 부위원장 법정구속

입력 2019-01-3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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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공정위 취업 요구 인정 “기업, 불이익 염려해 채용”

▲정재찬 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왼쪽부터), 김학현 전 부위원장, 신영선 전 부위원장. (뉴시스)
퇴직자들을 불법 재취업시킨 혐의로 기소된 공정거래위원회 전직 간부들이 1심에서 대부분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성창호 부장판사)는 31일 열린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학현(62) 전 부위원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보석이 취소돼 법정구속됐다.

정재찬(63) 전 위원장과 신영선(58) 전 부위원장에게는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아울러 전직 운영지원과장 2명은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전직 대변인 김모 씨, 전직 하도급개선과장 윤모 씨는 각각 벌금형을 받았다.

반면 현재 공정위에 재직 중인 지철호(58) 부위원장과 김동수(64) 전 위원장, 노대래(63) 전 위원장, 한철수(63) 전 사무처장, 전직 대구지방사무소장 장모 씨 등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공정위가 기업에 퇴직자들의 취업을 요구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단순히 공정위가 기업으로부터 퇴직자를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추천한 것은 아니다”라며 “공정위에서 먼저 기업에 요청해 기업에서 새로운 자리를 마련한 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 관계자들은 공정위에서 요구하면 공정위로부터 불이익을 받을까 염려해 채용하게 됐다고 진술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 퇴직자들의 재취업 관련 내용이 위원장에게까지 자세히 내용이 보고되지 않은 반면 부위원장에게는 비교적 상세하게 보고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퇴직자 취업과 관련해 공정위 부위원장의 권한과 역할을 보면, 주로 실무를 책임지는 운영지원과장이 부위원장에게 상세히 보고했다”며 “이에 따라 정리된 내용을 위원장에게 보고해 위원장은 자세한 내용을 알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김학현 전 부위원장은 다른 피고인들과는 달리 퇴직자 재취업 외에 기업체 대표를 통해 자녀를 취업시킨 혐의(뇌물수수)도 인정돼 실형을 피하지 못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구상엽 부장검사)는 지난해 7월 업무방해, 공직자윤리법 위반, 뇌물수수 등 혐의로 역대 위원장 3명을 포함해 전·현직 간부 12명을 무더기 기소했다. 정 전 위원장과 김학현·신영선 전 부위원장 등은 구속기소 됐으나 보석으로 풀려났고, 노대래·김동수 전 위원장 등은 불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공정위 재직 당시 운영지원과를 중심으로 4급 이상의 퇴직 예정 공무원 명단을 관리하며 기업과 1대 1로 짝지어주는 방식으로 간부들의 재취업을 알선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공정위 전·현직 간부들의 불법 재취업에 대한 보고가 사무처장, 부위원장 등을 거쳐 위원장까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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