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반도체·석화 등 9개 주력품목 줄줄이 마이너스 수출 부진 지속될 경우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 우려
반도체를 비롯한 우리 주력 품목 대부분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지난달 수출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하향 곡선에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타격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우리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기준(전년 대비)으로 13대 주력 품목 가운데 자동차(12.9%), 차부품(12.8%), 철강(3.3%), 일반기계(1.7%)를 제외한 가전(-0.3%), 섬유(-3.3%), 석유제품(-4.8%), 석유화학(-5.3%), 디스플레이(-7.5%), 선박(-17.8%), 반도체(-23.3%), 컴퓨터(-28.2%), 무선통신기기(-29.9%) 등 9개 품목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특히 작년 우리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했던 반도체 수출이 작년 12월(-9.2%)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뒤 1월에는 감소폭이 더 커졌다.
반도체 주력인 D램 수요 감소 및 단가 하락 기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 반도체 수출 감소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와 함께 지난해 우리 수출을 이끌었던 석유화학도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단가 하락으로 작년 12월(-8.3%)에 이어 올해 1월(-5.3%)도 수출이 크게 줄었다.
이처럼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전체 수출도 작년 12월 -1.2%에 이어 올해 1월 -5.8%로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수출 부진 흐름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리 수출 버팀목인 반도체 산업이 하강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세계경기 둔화가 또다른 악재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1월 3.8%에서 3.5%로 내렸다. 이를 반영하듯 작년 12월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의 수출은 감소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중국의 수출은 작년 12월 4.4% 줄었으며 일본 수출도 작년 11월(-0.2%)에 이어 3.2% 감소했다. 한 ·중 ·일과 함께 10대 수출국에 속하는 독일(-3.3%) 등도 작년 11월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따른 타격도 만만치 않다. 무역분쟁 여파로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산업 경기가 부진해지면서 한국의 대중 수출은 작년 11월 -3.1%, 12월 -14.0%, 1월 -19.1%로 감소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수출이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인해 부진하게 되면 한국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017년 3.1%에서 작년 2.7%로 떨어졌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를 2.6∼2.7%로 잡았고, 한국은행은 2.6%로 전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리나라는 내수도 좋지 않은 상황인데 수출까지 나 버리면 경제성장률이 더욱 떨어져 복합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