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제조업 혁신 근간으로 다른 분야로 확산시켜야”
“정부 지원정책 있을 때마다 시장경제 왜곡하는 것 아닌가 걱정했다. 지원하더라도 시장경제 왜곡시키지 말아 달라.”-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 원 이상 벤처기업)이 많이 생기려면 외자유치 필요하다. 그걸 막는 게 불확실성인데 한국 시장이 너무 작다는 편견과 규제의 폭과 해석이 자주 바뀌는 게 그 원인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
7일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에 열린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에서 벤처기업인들은 국내 기업의 해외기업 역차별과 국민의 반기업 정서에 부담이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해진 GIO를 비롯해 김택진 대표,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등 1세대 벤처기업인 3명과 한국형 유니콘 기업 경영인 중에는 김범석 대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권오섭 L&P코스메틱 회장,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등 4명이 초청됐다.
이 자리에서 김택진 대표는 “다른 나라는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강고한 울타리로 타국 기업이 들어오기 어렵다”며 “우리는 거꾸로 해외 기업이 들어오기 쉽고 우리 기업은 보호받기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승건 대표도 “핀테크는 워낙 규제가 많아서 외국 투자자들에게 설명만 하는 것도 시간이 걸린다”며 “한국의 제도와 정책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가 없다 보니 더 어렵다”고 말하며 투자유치의 필요성을 요청했다. 특히 그는 “엔지니어 부족해서 서로 기술자 빼 오기를 하고 있다”며 “주 52시간 필요하지만 급격히 성장하는 기업들에는 또 다른 발목이어서 기업들에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권오섭 회장은 “많은 청년은 취업하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저희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에 해오던 구인광고를 하고는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구직자와 기업을 이어주는 취업방송이 있으면 좋겠다”며 “외국과 다르게 우리는 판매자와 제조자를 모두 기재해야 하는데 하나만 기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서 회장은 “북한에는 우수한 과학 인재들이 있지만 의료환경은 열악하다”며 “북의 의료문제 해결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바이오산업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산업 트레이닝 센터를 만드는 등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해진 GIO를 비롯해 김봉진 대표,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 등 참석 기업인들은 벤처 1세대 기업의 자산규모가 커지면서 국민이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날카로워져 반기업 정서가 커지고 있다고 고민도 나타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초기 큰 부를 이룬 분들이 과정에서 정의롭지 못한 것들이 있어 국민의 의식 속에 반기업 정서가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며 “최근의 기업들은 투명한 경영으로 여러 가지 성취를 이뤄내고 있어 기업을 향한 국민의 의식 개선은 금세 이뤄지리라 본다”고 답했다.
또 문 대통령은 “반드시 새로운 분야의 혁신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며 “제조업 혁신을 근간으로 해서 다른 분야로 확산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고 피력했다.
한국에 대한 불확실성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불확실성이라는 것은 한반도 리스크일 텐데 그 부분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며 “자신 있게 기업활동을 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번 간담회와 관련해 “벤처 1세대 창업자 및 ‘혁신성장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유니콘 기업인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서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 정책과 성과를 점검하고, 보완․개선 과제를 논의하는 진솔한 자리였다”며 “특히 최근 형성된 혁신창업 열기를 제2의 벤처붐으로 확대·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벤처 1·2세대와 정부가 함께 논의하는 소통의 자리였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