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M&A로 미디어 사업 시너지…SKT는 지상파와 맞손
통신비 인하 매출하락 여파
‘新캐시카우’로 미디어 공략
LGU+, CJ헬로 인수 작업
SKT, 옥수수·POOQ 통합
‘통신+방송’ 상품개발 총력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사들이 주력 수익원을 무선통신에서 미디어로 이전하기 위한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무선수익 악화로 실적이 하락했지만, 미디어 사업은 가파른 성장세를 거두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만년 꼴찌인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주 중 이사회를 열고 1년여간 끌어온 CJ헬로 인수 안건을 상정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간통신사업자 인수·합병(M&A) 심사를 통과하면 유료방송 시장에서 4위에 머물던 LG유플러스(24.43%)는 2위 사업자로 뛰어올라 1위 KT(30.86%) 뒤를 이어 2위 사업자로 발돋움한다.
CJ헬로는 케이블TV 1위 업체다. LG유플러스가 인수에 성공하면 가입자가 크게 늘고, 추후 통신과 방송을 결합한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 표면적으로 덩치가 커지는 것 외에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를 통해 그동안 힘을 쏟았던 미디어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이번 M&A 전부터 미디어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경쟁력을 높였다. 2017년부터 유튜브 등 구글 콘텐츠를 활용한 어린이 전용 서비스 ‘아이들나라’를 선보이고 있다. 또 아이돌, 스포츠(야구·골프)에 특화된 VR 콘텐츠를 만들어 충성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업계 최초로 넷플릭스와 손잡고 관련 콘텐츠를 자사 가입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또 CJ헬로 인수시 CJ ENM이 대주주인 콘텐츠 제작업체인 스튜디오드래곤의 지분 일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미스터선샤인’, ‘미생’, ‘도깨비’ 등 히트작을 만든 콘텐츠 제작사다. 향후 자체 콘텐츠 능력을 강화해 미디어 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올해를 미디어 사업 강화 원년으로 삼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연말 IPTV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SK브로드밴드 사장을 겸직하기로 했다. 통신과 미디어·콘텐츠 융합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간결하면서도 추진력 있게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박 사장은 지난달 25일 취임 후 처음으로 SK브로드밴드 직원들과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홈 기반의 미디어 서비스가 SK ICT 패밀리의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최근 지상파 방송 3사와 협력해 SK브로드밴드의 OTT(Over The Top·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옥수수와 지상파 콘텐츠를 제공하는 푹을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중 통합법인을 설립하고 외부에서 2000억 원 규모의 투자도 유치한다.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한다. 옥수수와 푹을 통합시킨 것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리지널 콘텐츠에 중요한 가입자 기반을 단번에 확대할 수 있는 데다 투자를 통해 제작 역량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MBC와 함께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100편의 다큐멘터리를 공동으로 제작하기로 했다. SK텔레콤과 방송 3사 사이에 다큐멘터리 외에 블록버스터급 드라마 제작을 위한 협의도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