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서울’로 분류되는 수도권 인기 지역들이 서울 따라 극심한 아파트 거래절벽을 겪고 있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분당·과천·광명·하남 등 서울 강남권에 인접한 입지로 부동산 시장에서 인기를 끌던 지역들이 아파트 거래 침체에 허덕이고 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는 2월(15일 기준) 아파트 매매거래가 겨우 24건 신고된 것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대로 중개업소 영업일만큼 거래가 이뤄진다고 가정할 때 2월 매매량은 55건으로, 이는 전년 동월(1450건)보다 96.2% 감소한 수준이다.
과천은 지난해 2월 134건 거래가 이뤄졌으나 이달은 현재까지 달랑 ‘2건’이 신고됐다. 광명은 같은 기간 453건 거래에서 23건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하남 역시 286건서 23건으로 급감했다.
지난 9·13 부동산대책 도입이 거래 급감의 기점이 됐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분당은 신고된 거래가 1081건, 과천 85건, 광명 245건, 하남 298건으로 이달과 비교해 적어도 10배 이상 거래가 많았다. 신고일 기준 거래량은 60일 전 거래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대출 규제가 본격화된 이후 거래가 신고된 11월부터 수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11월 분당은 190건, 과천 11건, 광명 82건, 하남 134건으로 확 감소한 것이다.
9·13 대책으로 다주택자가 사실상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되면서 투자 수요가 빠지자 실수요도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것이 현장이 느끼는 분위기다.
분당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대출이 막히니깐 매수 문의가 확 줄었다”며 “그동안 많이 오르기도 했고, 강남의 대체 지역으로 워낙 알려져서 강남 집값 빠질 때 함께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광명과 하남의 경우 지난해 8월 투기과열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규제의 강도가 세졌다. 광명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광명은 지난해 중반기 이상할 정도로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에 시장이 식는 순간도 갑작스러웠다”며 “수요자들이 가격이 더 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매수를 미루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남 역시 동남권 입주물량 여파까지 겹치며 그나마 있던 거래도 줄어들었다는 현장의 설명이다.
과천은 수요 측면에서 고점 인식과 과천지식정보타운 등 신규 공급에 대한 대기 수요로 거래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과천에는 새 아파트 공급이 풍부하며 청약 1순위자도 많지 않아 경쟁도 비교적 덜 치열한 편이다”며 “대출 규제로 투자 수요가 빠지면서 실수요는 웬만해선 기다리자는 분위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