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의는 다음 달 29일 EU 탈퇴 시한을 앞두고 영국의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열렸다. 영국 내각은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 EU와의 합의안을 내놨지만 모두 의회에서 부결됐다. 재계에서도 닛산이 영국 투자 계획을 철회했고 다이슨과 소니도 조직을 영국에서 유럽 본토로 옮기고 있다.
한국 역시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등 EU가 영국을 대신해 맺었던 협정은 즉시 영국에서 효력을 잃기 때문이다. 한‧EU FTA를 통해 한국 기업이 영국에 수출할 때 누리던 관세 혜택도 마찬가지다. 코트라는 노딜 브렉시트 시 대영(對英) 수출품 중 74%, 약 2200개 품목에서 관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영국은 독일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한국 제품을 많이 수입하는 나라로 지난해 한국의 대영 수출액은 64억 달러에 이른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김용래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영국 내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갈등과 영국-EU 간 재협상에 대한 이견 지속으로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며 "노딜 브렉시트 시 관세인상, 통관지연 등 대영국 수출환경이 악화되어 수출기업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므로 우리 기업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대비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한-EU FTA를 대체할 한-영 FTA를 체결하기 위해 영국 측과 실무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다음 달 브렉시트 시한까지는 촉박한 일정 등으로 한-영 FTA를 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레그 클라크 영국 기업부 장관도 19일 "불행히도 일본과 한국을 포함해 FTA 전부를 제시간 안에 결론짓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노딜 브렉시트 발생에도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관계부처 대책회의 등을 통해 각 부처의 대응 현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가 적기 취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