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에 사모펀드가 몰려든 이유

입력 2019-02-2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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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금융계열사 매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롯데손해보험에 인수에 사모펀드(PEF)가 유독 몰렸다. 꾸준한 현금 유입이 관심을 끌어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 매각에 PEF가 몰려든 것은 배당과 '엑시트'를 고려한 투자로 풀이된다.

롯데손보가 선정한 적정인수후보군(숏리스트)에는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JKL파트너스, 오릭스PE와 같은 PEF와 대만 푸본금융그룹이 포함됐다. 국내 기업이나 금융지주사는 없다.

롯데카드 숏리스트에는 한화그룹과 하나금융지주가, 현재는 보류된 롯데캐피탈 인수에 KB금융지주가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롯데손보 매각에 PEF의 관심이 쏠린 데는 보험업의 특성상 매년 꾸준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장기계약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 꾸준한 현금 유입은 배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은 전 세계적으로 펀드들이 좋아하는 업종"이라면서 "금융업 중에 장기계약을 쌓아놓는 유일한 업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수 후 장기계약을 늘려 수익성을 키울 수도 있다는 점도 PEF가 보험업을 선호하는 이유다. 단기 실적을 좋게 만들면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에 용이하다.

2015년 동양생명을 인수한 중국 안방보험은 규모를 확장하기 위해 저축성보험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안방보험은 단기간 내 외형성장을 견인하는 저축성보험을 통해 국내에서 존재감을 나타냈다. 2015년 동양생명의 배당성향은 41.9%로 보험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일정 수준 이상의 이율을 보장해야 해서 장기적으로는 부담이 된다. 금리 변동에 관한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역마진 위험이 있다. 2022년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17)도 부담이다. IFRS17이 적용되면 보험사는 예측 손실에 대한 책임준비금을 즉시 적립해야 한다.

재무적투자자(FI)에 비해 전략적투자자(SI)들은 롯데손보 인수에 관심이 많지 않다. 직접 경영이나 합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지 않은 탓이다. 롯데손보의 업계 순위는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퇴직연금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6조 원대로 손보업계 2위지만 상당 부분이 롯데그룹 계열사 물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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