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은행의 결제망을 개방하는 한국 금융 당국의 정책으로 신용카드사의 시장점유율이 낮아질 수 있다고 4일 내다봤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5일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결제ㆍ송금을 처리하는 금융결제망을 개방하도록 했다.
이전에는 은행만 이용 가능했던 금융결제망을 모든 핀테크 결제사업자가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간편결제, 이른바 '페이' 방식의 결제시스템이 대중화되면 신용카드가 필요 없게 된다. 은행 계좌와 결제앱이 직접 연결된 중국의 알리페이가 대표적인 예다.
무디스는 "새로운 정책은 은행의 신용등급에는 긍정적이나 신한카드, 우리카드와 같은 카드사 신용등급에는 부정적"이라면서 "대체 결제 서비스와의 경쟁 심화가 카드사의 수익성을 압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국에서 특히 높은 카드사의 소비자 지출 분야 시장 점유율이 낮아질 것"이라고 짚었다. 금융 당국은 1조 원 규모의 결제 시장에서 신용카드의 점유율이 약 80%라고 추정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의 15세 이상 인구의 신용카드 발급 비율은 62%로 G20 국가 중 3위다.
무디스는 "지난해 11월 발표된 카드 수수료 인하 계획에 이어 이번 정책이 발표되면서 카드사의 수익성 압박이 가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국내 카드사 신한은행에 신용등급 'A2'와 등급 전망 '안정적'을, 우리카드에 'A3'와 '안정적'을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