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고령의 나이에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다. 법원을 향하는 그의 모습에서 역시 불편한 걸음걸이게 이목을 집중시켰다.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출석했다. 보석 허가 여부가 결정되는 항소심 속행 공판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법정으로 향하는 도중 벽에 손을 짚는 등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심에서 뇌물과 횡령 등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지난 1월 29일 항소심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한 상태다. 법원 인사로 항소심 재판부의 물갈이가 이뤄지면서 구속 기한 중 심리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어 방어권이 보장받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고령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가 보석 청구에 주효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 측이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 따르면 그는 당뇨를 비롯해 수면무호흡증, 기관지확장증, 식도염·위염, 탈모·피부염 등 9가지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 측은 "전문가들이 피고인과 같은 중증 수면무호흡증을 심각하게 판단한다"라면서 "돌연사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보석 허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반해 검찰 입장에서는 재판부 변경은 보석 허가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더불어 건강상태에 대해서는 석방 상태로 치료받아야 될 정도로 시급한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황제보석' 논란 등 보석을 대하는 국민적 시각 또한 부정적이다. 때문에 공평·타당한 법 적용을 통해 보석 청구를 기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가 6일 항소심 속행 공판에서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 허가 여부를 고지할 방침이다. 재판부가 보석 청구 허가가 실현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3월 22일 구속 이후 349일 만에 철창을 나서게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