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은 항공업계에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신규 LCC 출현'ㆍ'운수권 분배'ㆍ'보잉 737 맥스 기종 운행 중단' 등 크고 작은 이벤트들이 발생하고 있다. 한진그룹의 경우 정기주총을 앞두고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와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신규 LCC(저비용항공사) 사업자 출현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토부는 이달 초 3개의 항공사에 항공 면허를 발급했다.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항공, 에어프레미아 3곳이 새롭게 LCC 시장에 진입하게 됐다. 면허를 발급 받은 3개 사는 1년 내 운항증명(AOC)을 신청하고 2년 내 취항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안전운항 체계 전반과 시범 비행 탑승 점검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항공업계에서는 '과열 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1개 혹은 2개 업체가 신규 사업자로 선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 규모에 비해 LCC가 너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가격 경쟁이 불가피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소비자들의 경우 '선택지'가 많아져 가격 인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운수권 분배 문제도 항공업계의 '뜨거운 감자'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달 국토부의 결정에 따라 인천~울란바토르(몽골) 노선 독점권을 빼앗겼다. 7개 항공사가 경쟁했던 이 노선은 최종적으로 아시아나항공에 돌아갔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한항공에 대한 권리 침해"라며 이례적으로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이 구간의 경우 짧은 비행시간에도 항공권 가격이 높고, 성수기 탑승률이 높아 대표적인 알짜 노선으로 꼽혔다.
LCC인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경우 몽골 노선을 놓쳤지만 사실상 '대박'이 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 다른 알짜 노선으로 꼽히는 싱가포르 운수권을 따냈기 때문이다. 반면 몽골 노선과 싱가포르 노선 배정을 받지 못한 LCC의 경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15일 한ㆍ중 항공회담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항공사의 운수권 확보 노력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이날 "현재 한ㆍ중간 전체 70개 노선에 대해 운수권을 각각 설정하고 관리하는 방식에서 앞으로는 한국과 중국의 모든 권역을 4개 유형으로 나눠 관리하는 '유형별 총량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4개 유형은 △1유형: 한국 허브공항(인천)∼중국 허브공항(베이징·상하이) 주 129회 △2유형: 한국 지방공항∼중국 허브공항 주 103회 △3유형: 한국 허브공항∼ 중국 지방공항 주 289회 △4유형: 한국 지방공항∼중국 지방공항 주 87회 등이다. 전체 운항횟수가 현재 70개 노선, 주 548회 운항에서 4개 유형, 총 608회로 늘어나는 만큼 중국 노선 추가 취항을 희망하는 국적 항공사에 더 많은 기회가 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보잉 737 맥스 사태'로 안전성 문제 또한 제기되고 있다. 앞서 에티오피아항공의 보잉 737 맥스8 여객기가 이륙 6분 만에 추락해 탑승자 157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사고에 이어 같은 기종에서 두 번째 발생한 참사다.
이 기종은 국내에서 운항 중이고 추가 도입이 예정된 기종이다. 잇따른 사고로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됐고, 국내 항공사들은 해당 항공기를 운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항공사들은 현재 운항 중인 항공기를 포함해, 도입 예정인 항공기도 안전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 운항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보잉과 최대 50대의 맥스8 도입 계약을 체결했던 제주항공은 14일 "안전성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가 확립된 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항공업계 맏형인 대한항공은 지배구조 리스크로 시름하고 있다. KCGI는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경영상의 문제를 지적하며 연일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KCGI는 15일 "한진칼의 주주제안 안건 조건부 상정은 전례 없는 결정이자 비정상적 행태"라고 주장했다. 한진칼 이사회는 앞서 14일 그레이스홀딩스(KCGI) 측의 주주제안을 주주총회에 조건부 상정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진그룹과 KCGI는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와 29일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각각 조양호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건과 석태수 사장 사내이사 재선임 건 등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