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오너 일가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눈길을 끈다.
업계 안팎의 좋지 않은 상황을 돌파해온 매일유업의 경우 너끈히 재선임될 것으로 점쳐지는 반면 삼양식품은 결원으로 처리될 것으로 논의되는 등 명암이 뚜렷하다.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식품업계 주주총회(이하 주총)에선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관전 포인트다. 29일 열리는 매일유업 주총에서는 김정완 매일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의 사촌여동생이자 전문경영인인 김선희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 무난히 재선임될 것으로 점쳐진다.
대표적으로 분유 수출량이 가장 많은 매일유업의 경우 2017년 40%나 감소했던 수출액이 지난해에는 2016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식음료업계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매일유업이 김 대표 중심으로 잘 이끌어 온 점이 높게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업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안정적으로 끌고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침체되어 있는 시장에서 앞으로 사업의 다양한 변화를 줄지는 의문”이라고도 평했다.
매일유업은 풀무원에서 30년 넘게 재직한 인물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점도 눈길을 모은다. 이번에 매일유업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유영기 신안산대학교 초빙교수는 30년 간 풀무원에 재직했으며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풀무원푸드머스 마케팅실장을 담당했다. 풀무원 또한 이효율 풀무원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반면 22일로 예정된 삼양식품 주총에서는 오너 일가가 사내이사 직함을 유지가 위태롭다. 이사회에서 오너 일가를 제외하는 주주 제안을 받았기 때문에 전망이 어둡다. 앞서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과 부인 김정수 사장은 올 1월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상태다. 이에 삼양식품의 2대 주주인 HDC현대산업개발은 ‘배임이나 횡령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이사를 결원으로 처리하자’는 주주 제안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이번 주총에서 ‘이사 자격정지 정관 변경의 건’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사내이사 선임을 통해 실적이 부진했던 부문에 힘을 싣는 행보도 있다. 28일 열리는 롯데칠성음료는 이번 정기주총을 통해 신동빈 롯데그룹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또, 김태환 롯데아사히주류 대표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롯데칠성음료의 이번 재선임을 통해 실적이 부진한 주류 부문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