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 “이번 달은 월급이 왜 이렇게 줄었지? 뭔가 문제 있는 것 같은데. 김 대리, 이번에 월급 정상적으로 나왔어?”
B = “과장님 4월이잖아요. 매년 4월이면 월급 적게 나오잖아요.”
A = “4월 월급은 원래 적게 나왔다고? 왜 4월만 그런대?”
B = “4월에 건강보험료 정산 있으니 그게 월급에서 차감돼서 그렇죠.”
◇건강보험료 정산이 뭐길래…4월 월급은 왜 줄어드나?
매년 4월이면 많은 직장인이 월급통장을 들여다보곤 한숨을 짓게 된다. “또 세금 떼 갔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2월이나 3월 월급에 연말정산이 반영됐다면, 4월 월급엔 건보료 정산이 반영된다.
과연 건보료 정산은 뭐길래 내 월급에서 또다시 세금을 떼가는 것일까?
건보료 정산은 연말정산처럼 각종 서류를 제출할 필요 없이 확정된 소득액만으로 결정된다.
예를 들어 지난해 매월 급여에서 공제된 건보료의 경우 아직 확정되지 않은 당해년 소득을 미리 예측한 소득을 기준으로 부과한 '가(假) 공제금액'이다.
회사원 A 씨가 2017년 3000만 원의 연봉을 받았고, 2018년 10% 오른 33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면 월 급여가 250만 원에서 275만 원으로 늘게 된다. 여기에 A 씨는 특별 상여금으로 300만 원까지 받았다면 지난해 월 급여는 300만 원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A 씨가 지난해 건보료로 낸 금액을 살펴보면 2017년 급여 기준으로 납부했기 때문에 250만 원(2017년 급여)×3.12%(2018년 건강보험료 근로자 부담률)×12개월(총 93만6000원)로 계산할 수 있다.
실제로 냈어야 하는 보험료는 300만 원(2018년 급여)×3.12%×12개월로 112만3200원이기 때문에 가입자 부담액 차액 정산금인 18만7200원을 추가 납부해야 하는 셈이다.
이처럼 '가 공제금액'은 실제로 받은 보수총액과 다르기 때문에 사업장에서 신고한 개인별 보수총액에 따라 보험료를 재산정해 이미 공제된 건보료와의 차액을 추가로 부과하거나 되돌려주는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건보료 정산 대상은 지난해 한 달 이상 건보료를 낸 근로자다. 퇴직자와 지난해 12월 2일 이후 입사자, 건설일용직 현장 사업자 가입자 등은 이번 건보료 정산 대상에서 제외된다.
◇왜 하필 4월 월급…연말정산서 추가로 냈는데 건보료 정산서 또?
그렇다면 '왜' 매년 4월 건보료 정산이 이뤄지는 것일까?
그것은 각 사업장 내 4대 보험 담당자, 혹은 인사담당자가 매년 3월 10일까지 전년도 실제 발생한 보수총액과 근무 월수를 '보수총액통보서'라는 서식으로 사업장 관할 공단에 제출하기 때문이다. 공단에서도 이를 취합해 반영하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각 사업장에서는 4월 급여에 공단에서 날아온 확정 금액을 기준으로 건보료를 추가 징수하거나 환급하는 것이다.
대체로 직장인들은 매년 소득이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므로 건보료 정산을 통해 추가 징수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 직장인은 4월 월급이 줄어드는 현상이 일어나는 셈이다.
만일 2017년보다 지난해 월 소득이 줄었다면 건보료 정산을 통해 그동안 추가 납부한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건보료 정산 폭탄? 다섯번 나눠 낼수도…
건보료 정산 폭탄이 부담되는 경우를 방지하고자 직장가입자(근로자)가 내야 하는 정산보험료가 4월 한 달 치 보험료 이상이면 별도 신청 없이 5회 분할해 고지된다.
단, 일시납부 혹은 10회 이내로 횟수 변경을 원하는 근로자는 연말정산보험료 분할납부 차수 변경 신청서를 작성해 5월 10일까지 관할지사에 제출하면 된다.
이는 한꺼번에 추가 보험료를 많이 내야 하는 직장인의 부담을 줄여주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