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시공능력평가 상위 9개사들의 ‘2018년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현대건설과 SK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7개사들이 2018년 이자보상배율을 전년보다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이란 한 기업에서 발생한 영업이익을 같은 기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의 재무 안정성을 평가할 때 활용하는 수치다. 수치가 1 미만인 기업은 영업을 통해 버는 돈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부실기업’을 뜻한다. 통상 1.5 이상은 돼야 비교적 이자 갚는 데 문제없는 기업으로 통한다.
시평 상위 9개 건설사의 총 영업이익(5조9300억 원)에 총 이자비용(8123억 원)을 나눈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기준 7.30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80포인트 증가한 수준으로 전년보다 재무 안정성이 강화된 상황이다.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현대엔지니어링으로 54.82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2017년 5144억 원에서 지난해 4537억 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이자비용도 1071억 원에서 828억 원으로 함께 감소하면서 이자보상배율이 전년(48.04)보다 6.78포인트 올랐다.
가장 눈에 띄게 재무 구조를 개선한 건설사는 GS건설이다. GS건설은 지난해 사상 첫 1조 원을 넘긴 영입익을 기록한 한편, 이자비용도 564억 원을 감축해 전년의 4.7배가량인 이자보상배율 7.88을 기록했다. 2018년 순차입금만 9940억 원이 감소한 것이다.
반면 현대건설과 SK건설은 이자보상배율이 다소 악화됐다.
현대건설의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은 9.22로 전년보다 3.62포인트 감소했다. 올해 영업익이 8399억 원으로 전년보다 1461억 원 줄어든 반면 이자비용은 911억 원으로 143억 원 늘었다. 쿠웨이트 자베르 코즈웨이, UAE 사브 해상원유시설 프로젝트 등 해외 현장서 추가 원가가 발생하며 시장 예상을 밑돈 실적을 기록한 탓이다.
SK건설의 이자보상배율은 2.93으로 상위 9개 건설사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비용은 737억 원에서 600억 원으로 줄였지만 영업익이 2259억 원에서 1758억 원으로 함께 줄었다. 이에 이자보상배율도 전년 3.07에서 0.14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아산 배방 펜타폰트’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장기 미회수 채권이 대손상각비로 잡히고, 이어 4분기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 댐 붕괴사고로 인한 손실이 실적에 반영된 결과다.
주택시장 침체 등 국내 상황과 위기가 만성화된 해외 상황 모두 녹록지 않아 대형 건설사들도 적극적인 확장은 피하는 분위기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경기 상황이 좋지 않으면 대형 건설사라 해도 이익이 확실히 담보되지 않는 사업에 뛰어들지 않는다”며 “그나마 버팀목이 돼주던 주택시장마저 하락 기조이기 때문에 내실에 방점을 둔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