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2414억 투자’ 베트남 SS VINA 완전자본잠식

입력 2019-04-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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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2414억 원을 투입해 인수한 베트남 법인 SS VINA가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권오준 체제 당시 인수 이후 4년 만으로, 포스코는 현지 사업 조정에 돌입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의 베트남 봉형강 공장 ‘POSCO SS VINA CO., LTD (SS VINA)’는 지난해 총자본 -339억3500만 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당기순손실은 525억700만 원으로, 지난해(550억9800만 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SS VINA는 원래 포스코특수강(현 세아창원특수강)의 자회사였다. 권오현 전 포스코 회장의 취임 후 이듬해인 2015년 포스코특수강이 세아베스틸에 매각됐고, SS VINA는 별도로 포스코가 지분 100%를 재인수했다. 지난해 부임한 최정우 현 회장은 포스코특수강 매각 작업이 한창이던 당시 이를 주도적으로 지휘한 임원으로 알려져 있다.

포스코에 인수된 이후 SS VINA의 경영 환경은 개선기미를 보이고 있다. 당기순손실은 2015년 1139억8700만 원으로 고점을 기록한 후 이듬해 752억 원을 거쳐 최근 2년 연속 500억 원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에 포스코는 초기 투자액이었던 2414억 원 전액을 지난해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이러한 가운데 포스코는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면서 향후 SS VINA에 대한 계획도 함께 밝혔다. 포스코에 따르면 올해 15억 원을 비롯해 조업 생산능률 제고 차원에서 향후 3년간 총 103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10일 “해당 법인은 현재 형강류와 철근을 판매 중으로, 지난해 흑자 전환이 목표였지만 베트남의 철근 내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공장의 정상화는 인수 직후 바로 나타나지는 않는다”며 “철근 시장이 어려운 만큼 상대적으로 비싸고 시장 경쟁력이 있는 형강 판매를 늘리는 방향으로 조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달 말 취임 후 첫 해외 사업장 방문에 나섰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베트남, 미얀마 현장을 둘러본 최 회장은 SS VINA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철강사업 강화에 신경 쓰고 있는 가운데 SS VINA의 올해 실적 개선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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