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 자유한국당 전 의원과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막말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삼풍백화점 사고의 생존자가 "그 일에 대해 '지겹다. 그만하자'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나도 당신들도 아니고 사고를 겪은 당사자들 뿐"이라고 일침했다.
삼풍백화점 참사 생존자라고 밝힌 네티즌 필명 '산만언니'는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딴지일보에 실은 글을 통해 "1년 전 '세월호가 지겹다는 당신에게 삼풍 생존자가 말합니다'라는 글을 쓴 후 극우세력이라는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내 글을 가지고 조롱하고 공개적으로 나를 고소하겠다고 했다. 결국 그 글을 쓴게 나라고 말하고 세상 밖으로 나와야 했다"며 "이 일을 계기로 '저는 삼풍백화점 생존자입니다'라는 글을 정식으로 연재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매체를 통해 나를 알게 된 학생이 인터뷰 요청을 해왔는데 질문이 인상적이었다. '사람들이 왜 그럴까요. 왜 아이들을 잃은 부모에게 그렇게 못되게 굴까요?'라고 질문했다"며 "나는 모르면 그럴 수 있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일으킬지 잘 모른다고 했다. 그 말을 하며 '계속 말해야겠구나. 이게 어떤 슬픔이고 고통인지 사람들이 알 때까지 자꾸 말해야겠구나'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산만언니'는 "이 일에 대해 '지겹다. 그만하자' 할 수 있는 사람은 나도 당신들도 아니고 사고를 겪은 당사자다. 또 세월호라는 과적 괴물을 만들고 그 배가 수학여행을 가는 아이들과 여러 귀한 목숨을 싣고 출항하게 만들고 기어이 그 배가 망망대해로 떠밀려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게 만든 세상을 만든 사람들, 이 시대를 사는 어른들은 그 일에 대해 아무 말도 해서는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나는 감히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더는 죄인처럼 살지 말라고, 당신들 잘못 아니라고, 당신들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라고. 그러니 남들처럼 소리 내서 웃기도 하고, 술도 한 잔 하고 노래방도 가고 그러시라고. 더 큰 죄를 짓고도 잘 들 사는데 자식 앞세운 게 무슨 죄라고 소리 내 웃지도 못하냐고 하고 싶다"라며 "나 역시 그럴 테니 하나씩 하나씩 억지로라도 우리 그 기억에서 벗어나자고. 그렇게 부탁하고 싶다"라고 당부했다.
앞서 차명진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겨냥해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처먹는다"라며 "세월호 사건과 아무 연관 없는 박근혜, 황교안에게 자식들 죽음에 대한 자기들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라는 글을 올렸다.
차명진 전 의원은 네티즌의 비난이 쏟아지자 해당 글을 삭제하고 "깊이 사과드린다.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과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는 분들께 머리 숙여 용서를 빈다"라며 "세월호 희생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거 같아서 순간적인 격분을 못 참았다. 저의 부족한 수양 때문"이라고 사과의 글을 남겼다.
여기에 정진석 의원도 논란의 불을 지폈다. 정진석 의원은 이날 오전 "오늘 아침 받은 메시지"라며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고 글을 올려 논란이 이어졌다.
한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인천가족공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5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세월호와 관련된 부적절하며 국민 정서에 어긋난 의견 표명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세월호 유가족들과 국민들께 당 대표로서 진심 어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