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버블 위기’...공급 과잉·보조금 삭감 등 악재 겹쳐

입력 2019-04-1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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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업체 486곳으로 2년 전보다 3배 급증…테슬라·BYD·폭스바겐 등 대기업에 밀릴 전망

▲중국 광둥성 선전의 공공 전기충전소에서 전기 택시들이 충전하고 있다. 선전/AP뉴시스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들이 과도하게 늘어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의 공급이 수요보다 과도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중국에 등록된 전기차 제조업체는 486곳으로 2년 전보다 3배 증가했다. 또 전 세계 스타트업이 지난 2011년부터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며 총 180억 달러(약 20조4462억 원) 상당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그중 중국 스타트업인 니오(NIO), 웨이마(WM Motor), 헝다그룹의 NEVS 등 10개 기업이 무려 150억8000만 달러를 차지했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자금 조달 현황. 단위 10억 달러. 출처 블룸버그통신
이에 비해 중국 내 전기차 수요는 미지근하다.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130만 대로 사상 처음으로 100만대를 넘겼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에서 4% 정도 차지하는 것이다. 이마저도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기록을 경신한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중국 경기둔화와 무역 분쟁 등이 소비심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는 올해 3월 기준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10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고 했다. 독일 자동차 전문 컨설팅업체 롤렌드버거의 토마스 팡 애널리스트는 “시장 과열로 조만간 엄청난 파도가 중국 전기차 시장을 덮칠 것”이라며 “전기차 스타트업의 생사를 가를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테슬라와 폭스바겐 등 대기업들이 중국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어 사실상 스타트업이 살아남기 힘들어졌다. 테슬라는 현재 중국 상하이에 대규모 전기차 전용 배터리 생산공장 ‘기가팩토리3’을 건설 중이다. 폭스바겐은 최근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D’ 시리즈를 선보였다. 또 중국 토종업체 중에서도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비야디(BYD)가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어 스타트업의 입지는 앞으로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중국 전국자동차승객협회(CPCA)의 추이둥슈 사무총장은 “중국 내 전기차 시장에는 여전히 공간이 많이 남아있지만, 경쟁력을 갖춘 강자들만 그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약자, 즉 스타트업은 아마 시장에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삭감도 전기차 스타트업에 치명타를 입힐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올해 6월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기존의 6만6000위안(약 111만3800원)에서 2만7500위안으로 약 50%가량 낮추기로 결정했다. 보조금 삭감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오는 2020년에는 모든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없앤다는 계획이다. 딜로이트토마츠컨설팅의 저우레이 컨설턴트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조정으로 아직 기술이 덜 발달한 전기차 스타트업이 사라질 것”이라며 “전기차 스타트업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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