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 5년물 기준금리와 재역전, 트럼프발 안전선호

입력 2019-05-0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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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폭락+외인 국채선물매수..환율급등에 강세제한..미중 무역협상 결렬 우려 속 결과 주시

채권시장은 강세를 기록했다. 국고채 5년물 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밑돌며 지난달말 이후 재역전 상황을 연출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패너마시티비치 유세장에서 가진 연설 도중 “중국이 합의를 깨뜨렸다(broke the deal)”고 언급했다. 오늘밤부터 이어질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안전자산선호 심리를 부각시켰다.

실제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66.0포인트(3.04%) 폭락한 2102.01을 기록해 1월15일 2097.18 이후 4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전일대비 낙폭 역시 지난해 10월11일 98.94포인트(4.44%) 급락 이후 7개월만에 가장 큰 폭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0.4원(0.89%) 오른 1179.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7년 1월16일 1182.1원 이후 최고치다. 전일대비 상승폭도 지난해 11월9일(11.0원 상승) 이후 6개월만에 최대폭이었다.

수급적으로는 외국인이 국채선물 시장에서 매수에 나섰다. 특히 10선시장에서 4000계약 넘게 대량 매수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트럼프 언급에 안전자산 선호가 부각했다고 전했다. 다만 주가와 원화값 폭락에 비해 채권 강세는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원화값 폭락(원·달러 환율 급등)이 채권시장에 비우호적일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협상과 미국의 대중국 관세부과 여부가 장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투자협회)
9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통안2년물과 국고3년물은 0.9bp씩 내려 각각 1.731%와 1.708%를 보였다. 국고5년물은 1.1bp 하락한 1.744%를, 국고10년물은 1.7bp 내린 1.861%를 나타냈다. 국고30년물은 1.5bp 떨어진 1.888%를 기록했다. 국고10년 물가채는 0.2bp 내린 0.783%에 거래를 마쳤다.

한은 기준금리(1.75%)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마이너스(-)4.2bp로 역전폭이 확대됐다. 5년물과의 금리차도 -0.6bp로 지난달 30일(-2.2bp) 이후 재역전됐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0.8bp 좁혀진 15.3bp를 보였다.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1.5bp 하락한 107.8bp를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
6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전장대비 5틱 오른 109.55를 기록했다. 장중 고점은 109.57, 저점은 109.51이었다. 장중변동폭은 6틱에 그쳐 지난달 29일(3틱) 이후 가장 적었다.

미결제는 296계약 늘어난 35만6830계약을, 거래량은 6454계약 확대된 7만7365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44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22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4274계약을 순매수해 사흘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반면 ㄱ므융투자는 2494계약을, 은행은 1069계약을 각각 순매도했다.

6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25틱 상승한 128.55를 보였다. 장중 고점은 128.58, 저점은 128.32였다. 장중변동폭은 26틱에 머물러 이틀연속 30틱 안쪽의 등락을 기록했다.

미결제는 1781계약 증가한 12만7399계약을, 거래량은 4065계약 늘어난 7만4159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137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58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4730계약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8599계약 순매수 이후 한달보름만에 일별 최대순매수 기록이다. 외인은 나흘연속 순매수 규모를 확대했다. 실제 3일 737계약, 7일 1744계약, 8일 2571계약으로 순매수규모를 늘렸다. 반면 금융투자는 3839계약을 순매도했다. 전날에도 4384계약을 순매도해 2018년 4월16일 5630계약 순매도이후 1년1개월만에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었다. 은행도 1710계약 순매도를 보였다.

현선물 이론가는 3선이 고평 12틱을, 10선이 고평 6틱을 각각 기록했다.

▲국채선물 장중 흐름. 위는 3년 선물 아래는 10년 선물(삼성선물)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전일 미국채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미중 협상에 대한 부정적 멘트 영향을 받았다. 채권금리는 하락세로 출발했고, 이후 외국인의 선물 매수세와 주가 급락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부각되며 강세를 이어갔다. 장중에는 환율 상승 우려로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기도 했지만 장막판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 금리는 재차 강세로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주말에 있을 미국의 대중국 관세부과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관세부과시 금리인하 등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보여 채권 강세폭은 확대될 것 같다. 결과에 따라 변동성은 크겠다”고 진단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트럼프 코멘트와 주식 폭락으로 채권은 꾸준히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도 지속적으로 선물을 매수했다. 다만 주식 약세에 비해 채권 추가 강세는 제한적인 모습이었다”며 “환율이 지속적으로 급등할 경우 채권시장에도 부담일 수 있다. 외국인이 현선물을 매도할 수 있고, 물가도 오를 수 있어서다. 트럼프의 오늘 코멘트가 끝은 아니라는 생각이 많아 주식과 채권 모두 사지도 팔지도 못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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