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오롱티슈진 감사의견 '비적정'으로 수정될 듯

▲인보사-케이주(사진제공=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의 최근 감사의견이 '적정'에서 '비적정'으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인보사 판매사로 코오롱티슈진의 모회사인 코오롱생명과학 역시 재무제표 수정 등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14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코오롱 측 감사인인 한영회계법인은 최근 코오롱티슈진의 감사의견 정정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코오롱 측이 제시한 자료의 신빙성을 믿을 수 없게 됐다는 판단에서다.

재검토 대상은 기존에 적정 의견을 받은 2017년과 2018년 감사보고서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이미 2년 전에 인보사 성분 변경 사실을 인지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 감사의견 수정은 한국공인회계사의 회계감사기준에 따른 조치다. 개정 기준은 후속사건과 관련해 ‘감사보고서일에 알았더라면 해당 감사보고서를 수정할 원인이 될 수도 있었던 어떤 사실을 재무제표가 발행된 후에 알게 됐을 경우, 감사인은 경영진과 이 사항을 토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재무제표를 수정하는 경우 감사인은 해당 상황에 필요한 감사절차를 수행하게 된다.

앞서 한영회계법인은 인보사 사태가 불거지기 전 코오롱티슈진에 적정 감사의견을 부여한 바 있다. 하지만 3월 감사보고서 공시 직후 인보사 성분 논란이 일었고, 코오롱이 2년 전에 인지했다는 정황까지 나오면서 2018년은 물론 2017년 보고서도 의견 수정에 들어갔다.

통상 비적정 의견은 주식시장에서 거래정지와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한 회계사는 “재무제표상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은 반영해 재공시해야 된다”며 “감사보고서 특기사항과 주석에도 이를 강조해 쓰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후속사건으로 처리하는 게 맞다”면서 “회사가 미리 인지했다면 대우조선해양처럼 분식회계인 것이고, 그렇게 판명되면 당장 분기보고서부터 수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과 감사인인 회계법인 간 신뢰가 완전히 깨진 사안이기 때문에 비적정 의견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인보사 판매사인 코오롱생명과학 역시 책임 소재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인보사의 무형자산 가치평가를 재반영한 연결 재무제표 수정은 물론, 코오롱티슈진과 함께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영회계법인 측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