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구제역, 국내 유입 경로 특정 실패…불법 축산물이 가장 유력

입력 2019-05-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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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충주 간 전파 경로도 모호

▲경기도 안성 한우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가운데 30일 대전 서구청 축정팀 관계자가 관내 사육 중인 한우에 구제역 백신 주사를 놓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당국이 지난겨울 발생한 구제역의 국내 유입 경로를 특정하는 데 실패했다. 다만 불법 축산물이 가능성이 가장 크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16일 역학조사위원회 구제역분과위원회를 거쳐 21일 이 같은 역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겨울 경기 안성시 두 농가와 충북 충주시 한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병하면서 소와 염소 2200여 마리가 살처분됐다.

역학조사위는 지난 구제역 바이러스가 중국 등 주변국으로부터 유입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첫 발병 농가인 안성 젖소 농장에서 검출한 바이러스 유전자가 지난해 중국 구이저우 성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와 99.5%의 상동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2017년 전북 정읍시와 충북 보은군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와의 유전자 상동성은 각각 96.87%, 96.55%였다. 국내 잔존 바이러스로 인한 발병 가능성은 해외 유입 가능성보다 상대적으로 낮다는 뜻이다.

다만 역학조사위는 유입 경로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는 못했다. 유입 경로를 결론지을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역학조사위는 불법 축산물로 인한 유입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추정했지만 발병 농장에서 입수한 축산물에서도 구제역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농장 간 전파 경로도 부분 규명에 그쳤다. 안성의 두 농가 간 전파 경로는 사료ㆍ폐비닐 운반 차량으로 특정됐지만 안성과 충주 사이 역학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역학조사위는 CCTV와 세 농장을 드나든 축산차량 운행기록 20만 건을 분석했지만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찾지 못했다. 다만 검역본부 측은 안성과 충주 간 거리(40㎞)를 고려하면 "차량·사람에 의한 전파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박봉균 검역본부장은 "향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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