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격화+내달 대규모 만기, 선물 월물교체, 호주 인하 가능성 등에 강세 지속
채권시장은 랠리를 펼쳤다. 단중기물은 물론 국고채 50년물까지 환매조건부채권(RP) 7일물을 타깃으로 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밑돌았다. 50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것은 2016년 10월11일 첫 상장 이래 처음이다. 국고채 3년물도 1.6%를 밑돌며 2년6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관심을 모았던 한은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조동철 위원이 기어코 인하 소수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은 연내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조 위원 의견은 그야말로 소수의견이며 인하할때는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주요국 채권금리도 연일 하락세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실제 밤사이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2.21%대까지 떨어지며 1년8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시장 금리가 앞서며 금리인하를 기다리는 반면 한은은 버티는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레벨부담감이 크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채권시장 우호적인 환경이 계속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다음달엔 대규모 채권만기와 국채선물 롤오버, 호주 금리인하 등이 예정돼 있어 당분간 강세분위기를 지속할 것으로 봤다.
국고50년물은 5.5bp 하락한 1.714%로 2016년 10월27일 1.714% 이후 가장 낮았다. 국고10년 물가채 또한 5.0bp 내린 0.600%로 2013년 4월12일 0.60% 이후 최저치로 거래를 마쳤다.
한은 기준금리(1.75%)와 국고3년물, 10년물간 금리 역전폭은 각각 마이너스(-)16.3bp와 -6.8bp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2013년 5월8일(-20bp)과 2012년 10월10일(-9.0bp) 이후 가장 큰 역전폭이다. 50년물과의 격차도 -3.6bp를 기록했다.
10-3년 금리차는 2.0bp 좁혀진 9.5bp로 2008년 8월13일 8bp 이후 10년9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0.9bp 떨어진 108.2bp를 보였다.
미결제는 8320계약 증가한 39만3805계약을 기록했다. 원월물 미결제 45계약을 합한 39만3850계약은 역대 최대치다. 직전 최대치는 27일 보였던 38만9903계약이었다. 거래량도 8만2000계약 증가한 14만6955계약을 보였다. 이 또한 전달 18일(16만1102계약) 이후 최고치다. 합산 회전율도 0.37회로 역시 지난달 18일(0.45회) 이래 최대치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은행이 7216계약을, 연기금등이 1793계약을, 보험이 1031계약을 각각 순매수했다. 반면 금융투자는 8040계약 순매도로 대응했다. 외국인도 1765계약 순매도해 이틀째 매도에 나섰다.
미결제는 402계약 증가한 14만9501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도 144계약으로 늘었다. 거래량은 2만6730계약 늘어난 8만3204계약을 기록했다. 이는 10일 8만8571계약 이후 최대치다. 합산 회전율도 0.56회로 5월10일 0.70회 이래 가장 컸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1303계약을, 금융투자가 1073계약을 각각 순매수했다. 반면 보험이 917계약을, 은행이 884계약을, 연기금등이 510계약을 각각 순매도하는 모습이었다.
현선물 이론가는 3선의 경우 고평 5틱을, 10선의 경우 저평 10틱을 기록했다.
그는 이어 “매수쪽에선 호재성 재료가 산재해 있다. 반면 절대금리에 대한 부담도 상존하고 있다. 다소 공방이 예상된다”면서도 “다음달엔 대규모 채권만기와 선물만기 호주 금리결정 등 재료가 상존하고 있다. 견조한 흐름은 더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산업생산 헤드라인이 양호했다. 반면 트럼프의 멕시코 관세부과 코멘트로 글로벌 금리가 하락한 가운데 금통위에서 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하면서 추가 강세를 유도했다. 이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어떻게든 노력하는 분위기였지만 이미 게임은 종료된 상황”이라며 “시장 금리는 두어발 더 가서 인하를 기다리고, 한은은 버티는 국면이다. 단기적으로는 무역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금리가 튀기 어렵다는 점에서 강세 분위기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