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하트 교수, 선진국 정책여력 부족vs신흥국 과다부채 직면
보리오 BIS 국장, 미 달러화+통화정책이 금융사이클에 영향
“선진국 위험요인은 다음 경기대응에 필요한 정책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반면 신항국은 과다부채 문제가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 카르멘 라인하트 하버드대 교수.
“미 달러화 가치만이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모두 글로벌 금융사이클과의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 클라우디오 보리오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
“글로벌 연계성이 보다 공정하고 안전하면서 포용적인 방향으로 확대·발전될 수 있도록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금융의 세계화라고 할 수 있는 선진국과 신흥국간 글로벌 연계성이 지난 30년간 높아진 가운데 이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이를 발전시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은행은 3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글로벌 경제의 연계성: 영향과 시사점’을 주제로 ‘2019 BOK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주열 총재는 개회사에서 “지난 30년간 선진국과 신흥국은 글로벌 연계성이 높아지면서 창출된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려왔다”면서도 “각국 경제에 대한 해외요인 영향력 확대, 경쟁격화, 슬로벌라이제이션(Slowbalization·세계화의 쇠퇴)은 새로운 과제”라고 지적했다.
석학들은 특히 미국 통화정책과 달러화 가치의 강약 흐름에 예속되는 현상을 우려했다. 금융위기 역사를 다룬 책 ‘이번엔 다르다’의 공동 저자로 유명한 카르멘 라인하트 하버드대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선진국은 △정책여력 부족 △탈세계화 현상 △유럽 글로벌 금융위기 △저금리와 과도한 위험 추구 등 현상을, 신흥국은 △경기대응과 환율정책을 둘러싼 중국 중앙은행의 딜레마 △과다부채 문제 △저소득국에 대한 중국의 대규모 국외대출 및 숨겨진 부채 등을 직면한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이어 그는 “미국 달러화 강세로 인한 신흥국 달러표시 부채 증가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도 미국이 차지하는 경제적(GDP) 비중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미 달러화가 기축통화로 유통되는 비중은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대표적인 금융안정주의자인 클라우디오 보리오 BIS 통화경제국장도 “미국이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신흥국으로 자금유입이 확대됐고, 신흥국 금융기관의 레버리지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금융사이클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 당국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금융사이클의 국가간 전이의 부작용을 줄일 통화·재정·건전성정책 간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도 글로벌 연계성 확대의 성과를 보전하면서도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구조개혁과 △사회안전망 확대 △국제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그는 “해외충격에 대한 국내경제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구조개혁을 꾸준히 추진함으로써 성장잠재력과 일자리 창출 능력을 높이고 경제 체질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경쟁에 뒤쳐진 사람들을 위해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고, 비교열위 분야의 노동자들이 경쟁력 있는 분야로 원활하게 재배치될 수 있도록 노동시장 관련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글로벌 연계성이 국가간 무역분쟁으로 인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세계는 무역분쟁의 해법을 조속히 찾아내야 한다”며 “선진국과 신흥국은 G20(주요20개국) 등 국제협력체제를 통해 세계경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글로벌 정책공조를 이뤄 나가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는 3일부터 양일간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