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제75차 연차총회가 3일 마무리됐다.
IATA는 이날 오후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진행한 최종 종합미디어 브리핑을 끝으로 2박 3일간의 서울총회 일정을 마쳤다.
최종 브리핑에는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IATA 사무총장과 이번 서울총회 의장을 맡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IATA 집행위원회 의장으로 선출된 카르스텐 슈포어 독일 루프트한자그룹 CEO가 참석했다.
주니악 사무총장은 서울총회의 성과로 "환경 관련 결의안과 '원 아이디' 계획 결의안 등이 강력한 지지를 얻어 채택됐다"며 전날 총회에서 통과된 5개 결의안 채택을 꼽았다.
IATA는 이번 총회에서 승객의 생체식별 정보를 활용해 여객 수속을 간소화할 것과 수하물 추적 시스템 도입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또 환경 보호, 장애인 이동권 확대, 국제 가이드라인에 따른 슬롯(slot) 배분·관련 결의안도 채택했다.
항공산업이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이 아니냐는 질문에 슈포어 의장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의 2.5%가 항공분야에서 나온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겠다"면서도 "항공분야는 다른 업계와 다르게 환경 분야에서 국제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업계"라고 해명했다.
주니악 사무총장도 "IATA는 2005년부터 탄소배출을 제한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며 "정부와 함께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를 만들어 시행하는 산업은 항공업계밖에 없다. 우리를 오염물질 배출 산업이라고 부르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IATA는 미·중 무역분쟁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이 항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슈포어 의장은 "통계를 보면 항공화물 부문에는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승객 수가 줄어들지는 않았다. 이는 국경이 많이 열려있고 세계가 많이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며 "무역분쟁은 무역분쟁일 뿐"이라고 했다.
인터넷 발달로 전자상거래를 통한 항공화물이 증가했다는 지적에 슈포어 의장은 "항공화물의 경우 기존에 B2B(기업 간 거래)로 유지됐지만 이로 인해 이제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이 더 커지고 있다"며 "수요에 맞게 업계가 최대한 빨리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잇단 추락 사고로 세계적으로 운항이 중지된 보잉 737-맥스 8 기종 운항 재개와 관련해선 "맥스를 다시 도입하기 위해선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며 "6∼7주 뒤 항공기 제조사와 규제 당국, 항공사 간 협의를 진행해 신뢰 확보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저비용항공사(LCC) 경쟁 심화로 수익이 줄어든 것을 항공사들이 운임 인상으로 돌파할 가능성에 대해 슈포어 의장은 "운임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며 지역에 따라 다르다"며 "EU에서는 수송력이 늘어 오히려 운임이 떨어졌지만, 세계적으로는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주니악 사무총장도 "운임에 관해서는 예측하지 않는다. 유가도 그렇다"고 말했다.
항공업계가 조종사 부족에 따라 충분히 훈련받지 못한 인력을 조종석에 앉혀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에 주니악 사무총장은 "앞으로도 수십만명의 파일럿이 더 필요할 텐데, 안전성이나 훈련에서는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포어 의장은 "규제 당국이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외부 도움이 필요하다면 IATA가 특정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훌륭한 기록을 갖고 있다"고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번 IATA 서울총회에는 세계 120여 개국 290여 개 항공사 등 항공업계 관계자 1000여 명과 기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IATA는 최고 정책심의·의결기구인 집행위원회(BOG) 위원 13명을 새로 선출했다. 신임위원에는 조원태 사장도 포함됐다.
76차 총회는 내년 6월 12∼23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KLM 주관으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