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주가연계증권)에 돈이 몰리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지만 기관투자자들의 신규 유입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ELS(원화·외화) 발행 규모는 9조730억 원으로 4월(9조1875억 원)에 이어 두 달 연속 9조 원대를 기록했다. 여기에 DLS(파생결합증권) 발행 규모까지 더하면 발행 규모는 두 달 연속 10조 원을 훌쩍 넘어선다.
ELS 발행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상환과 재발행으로 이어지는 순발행 패턴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4월에 상환된 것으로 추정되는 ELS 자금 추이는 9조4037억 원으로, 3월 대비 2조 원 넘게 폭증했다”며 “이 같은 수치는 데이터를 추정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큰 수치로 해당 자금의 상당수가 ELS 시장으로 재투자됐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검은 10월’로 불리는 폭락장이 펼쳐진 탓에 조기상환이 밀렸던 ELS들이 잇따라 상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작년 상반기 5조 원을 훌쩍 넘겼던 ELS 상환금액은 ‘검은 10월’ 당시 4조 원대로 감소했지만 그 다음 달에는 2조 원대로 급감한 바있다. 당시 조기상환에 나서지 못했던 투자자들이 올 들어 상환에 나서면서 다시 ELS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기관투자자의 신규 자금도 유입되고 있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가 부재한 상황에서 ELS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기관투자자들 외에도 신규 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확인되고 있다”면서 “최근 해외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기관들이 환율 고려 없이 해외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ELS를 활용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ELS를 대체할 만한 상품이 없다는 점도 자금이 몰리는 요인이다. ELS는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대표적 재테크 상품으로 코스피200, 홍콩H지수, 미국 S&P500지수, 유로스톡스50지수 등 대표지수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개별 국내외 기업들도 활용하고 있다.
이들 지수 혹은 주가가 정해진 구간 밑으로 하락하지만 않으면 이자를 붙여 상환해 준다. 글로벌 경기 우려로 국내외 증시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배리어(원금 손실 기준선) 밑으로 떨어질 정도로 급락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투자자들은 판단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ELS 발행 규모가 4월에 비해 5월에는 다소 줄어드는 모습이었지만 증가 추세는 여전한 모습”이라며 “조기 상환 자금이 재투자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ELS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