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화해무드에도 접경지 부동산 '잠잠'..왜?

입력 2019-07-03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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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문의 거의 없어..지난해 많이 올라 관망세

▲남북 접경지역인 경기도 파주시의 한 마을. 연합뉴스

지난 달 30일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 첫 판문점 회동'이 성사되면서 경기도 파주시와 연천군 등 접경지역은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감에 한껏 들떠 있다. 하지만 현지 부동산 시장은 예상외로 조용한 모습이다.

2일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파주시의 땅값은 1.2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같은 기간 4.07%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경기도 연천군도 지난 해 1~5월까지 2.63%가 올랐지만 올해는 지난 해에 비해 절반도 되지 않는 1.20%만 상승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와 남북철도 연결 등의 기대감에 땅값이 뛰었던 강원 고성군도 지난 1~5월까지 1.55% 상승에 머물렀다.

지난 해에는 남북 정상들의 판문점 선언 등이 이뤄지며 기대감과 함께 경기 파주시와 연천군, 강원 고성군 등 접경지 부동산 거래가 크게 늘었고 가격 역시 치솟았다. 일부에서는 기획부동산이 극성을 부리며 투자 피해 사례가 적잖게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수차례의 회담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지 않자 부동산 시장도 빠르게 식었다. 특히 올 들어서는 지난 2월 북미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고 남북관계에도 제동이 걸리면서 이들 지역 부동산 거래도 사라졌고 가격 오름세 역시 크게 둔화됐다.

고성군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올 들어서는 사실상 소강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토지시장이 잠잠해졌다”며 “지난 해 호가도 크게 오른 상황에서 시세가 멈춰 있고 거래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주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지역 부동산업계에서는 다음 회담이 성사돼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 다시 땅값과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파주시 문산에 위치한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북미 회담 이후에도 토지나 아파트 매입 문의가 거의 없다"며 "땅값은 최근 몇년 새 이미 많이 오른데다 아파트의 경우 공급 과잉 우려로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은 관망세가 짙은 상황이지만 향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등 실질적인 성과물이 나온다면 또 다시 지난 해를 넘어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접경지역의 토지나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남북 관계가 크게 개선되면 접경지역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수요가 늘겠지만 분위기 만으로 투자를 결정하면 곤란하다"며 "향후 기반시설이 조성되기까지 수 년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장기간 투자금이 묶이는 경우도 적지 않은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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