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신상’의 반란이 거세다.
신상품이 베스트셀러 상품에 진입하는 사례는 드물다. 기존 시장의 강자가 스테디셀러 상품으로 자리잡았다면 진입장벽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내수경기 부진 속에서도 올해는 이례적으로 수십년간 시장을 호령해온 브랜드에 필적하는 신상품이 대거 쏟아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출시 100일을 맞은 청정라거 ‘테라’의 판매량이 1억병을 돌파했다고 2일 밝혔다. 테라는 지난달 29일(출시 101일) 기준 누적판매 334만 상자(330ml 기준), 1억139만 병 판매를 달성했다. 이는 1초당 11.6병이 판매된 셈으로, 국내 성인(20세 이상, 4204만명 기준) 1인당 2.4병씩 마신 양이다.
테라 출시로 인한 하이트진로 기존 맥주 브랜드의 잠식 현상도 없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테라와 함께 하이트, 맥스 등 기존 브랜드가 시너지를 내며 올해 6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약 5% 판매량이 증가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가 연간 판매 목표인 1600만 상자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초코파이 하나로 세계인을 사로잡은 오리온은 '중고 신상' 덕을 톡톡히 봤다. 오리온의 ‘태양의 맛 썬’(이하 썬)과 ‘치킨팝’은 단종됐다 재출시된 제품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지난해 4월 소비자들의 요청에 의해 재출시된 썬은 재출시 1년여 만인 지난달 누적판매량 3000만봉을 돌파하며 1초에 1봉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오리온 ‘치킨팝’은 지난 2월 말 재출시된 이후 7주 만에 누적판매량 300만 개를 넘어섰다. 오리온이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마켓오 네이처 ‘오!그래놀라’,‘오!그래놀라바’역시 출시 9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1000만 개를 달성했다.
이마트는 이너웨어로 신상 반란을 주도하고 있다. 이너웨어의 경우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신생 브랜드가 성공하기 쉽지 않은 영역이다. 이마트의 ‘The 편안한 데이즈’ 언더웨어는 출시 3년여만에 누적판매량(2016~2019년 3월)이 130만장을 기록하며 100억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하이트진로음료가 선보인 국내 최초 검정보리 차음료 ‘블랙보리’는 론칭 15개월만에 5000만 병 판매 기록을 썼다. 국민 1인당 1병 꼴로 소비한 셈이다. 블랙보리는 출시 반 년 만에 누적판매 2000만 병을 달성하며 선두 브랜드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가용비(가격대비 용량) 트렌드를 반영해 선보인 500ml 대용량 RTD커피인 ‘칸타타 콘트라베이스’는 출시 9개월만에 1600만 개를 팔아치웠다. 누적 매출 190억원에 이른다. 이는 롯데칠성음료에서 출시된 최근 1년간 10여개의 신제품 중 가장 뛰어난 성과다.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치킨이 인기 치킨메뉴를 피자로 재해석한 굽네피자 3종 역시 출시 51일만에 누적 판매량 20만 판을 기록했다. 굽네피자는 그릴드 비프 갈비천왕 피자, 스윗 포테이토 허니멜로 피자, 바베큐치킨 볼케이노 피자 등 3종을 선보인 바 있다.
이밖에도 지난 4월 출시한 스타벅스 돌체 콜드 브루도 2개월만에 300만 잔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에어프라이어 누적 판매량이 32만대를 넘어서는 등 유쾌한 반란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