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1주년에 협상 재개…중국, 관세 철회 요구에 타결 난항 전망

입력 2019-07-0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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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급 협상 대표, 5일 전화통화로 협상 시작…미국도 화웨이 블랙리스트 유지 등 강경 입장 유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오른쪽)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USTR)가 5월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USTR 본부에서 중국 측 고위급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 부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미중 고위급 무역 대표들은 5일 전화통화로 무역협상을 재개했다. 워싱턴D.C./AP뉴시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재개됐지만 중국이 관세 철회를 요구하는 등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협상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중국과의 전화 협의를 통해 무역협상을 재개했다고 밝혔으나 중국 측은 협상 타결 전제 조건으로 미국의 전면적인 관세 철회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양국은 이날 무역 전쟁 1주년을 맞았다. 미국 정부가 1년 전 바로 이날 340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극한 대립을 보이던 미·중은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담판을 통해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류허 중국 부총리와 5일 전화통화를 하면서 새로운 무역협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은 지난 5월 10일 워싱턴D.C.에서의 회동에서 양측이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된 이후 지금까지 중단이 된 상태였다.

전화통화에 이어 양측이 언제 직접 얼굴을 맞대고 협상할지에 대해서 커들로 위원장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미·중 전화협상에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으며 “대면 회동이 카드에 있으며 가까운 미래 어느 시점에 이뤄질 것”이라며 “그러나 특정 시간표는 없다. 중요한 것은 품질이며 속도에 안달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번 협상에서 강경 자세를 내비치고 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양측이 합의에 도달한다면 모든 관세는 철회돼야 한다”며 “중국의 입장은 분명하고 일관됐다”고 말했다.

중국 국영 경제일보가 ‘타오란 노트’라는 계정으로 운영하는 블로그는 5일 웨이보에 “미국이 발동한 처벌적인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는 것이 중국 측의 가장 중요한 요구”라며 “이것이 없다면 미·중 무역회담이 다시 되돌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도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커들로 위원장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와 관련해 “상무부가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와의 거래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지만 화웨이는 블랙리스트인 ‘엔티티 목록(Entity List)’에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반도체든 무엇이든 국가안보가 걸린 분야는 절대 허가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중국 경제모델 전체를 해체하는 것 이외에 백악관을 달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중국이 이를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 타결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 소재 베이커맥켄지의 존 코울리 국제무역 전문 선임 변호사는 “미국이 지금까지 시행된 모든 관세를 철폐하는 시나리오는 현재 전혀 이뤄질 가능성이 없다”며 “미국은 중국 경제구조에 대해 매우 뿌리 깊은 우려가 있으며 이런 불안을 제거하기가 아주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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