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3000억 원대 매출액을 올리며 포스코 관계사로 승승장구하던 철강기업이 상장폐지 이후 청산 위기에 놓였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틸플라워는 지난해 4월 상장폐지가 결정된 지 1년 4개월여 만에 청산절차를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회생법원이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며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스틸플라워는 포스코 엔지니어 출신인 김병원 대표가 2000년 설립한 회사로 ‘후육강관’이란 파이프를 만드는 기업이다. 2011년에는 포스코로부터 170억 원을 투자받고 2012년 연결기준 매출 2948억 원을 올리는 등 유망기업으로 한때 주목받았다.
몰락은 갑자기 찾아왔다. 사태는 2017년 세종저축은행이 김 대표에게 대출을 해주면서 담보로 잡았던 주식을 기한이익 상실을 이유로 반대매매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스틸플라워는 업황 악화로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던 상황에서 김 대표의 지분율이 하락, 2대 주주였던 포스코가 최대주주가 됐다. 관리종목 지정 중 경영권 변동은 상장폐지 사유다.
당시 김 대표는 유진투자증권에 지분을 넘기고 차입금을 상환하는 한편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지만, 반대매매를 막는 데는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하다 벌금형을 선고받는 해프닝도 있었다.이후 거래소는 주식거래를 정지시키고 개선기간을 부여했지만 지난해 감사의견 거절로 결국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당시 감사를 맡았던 태성회계법인은 결산 시까지 중요한 회계처리 정책, 평가가액 결정에 대한 회사의 통제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상장폐지 이후에는 회생절차를 개시하고 매각을 시도했지만 결국 대상자를 찾지 못한 채 회생절차가 종료됐다. 일련의 과정에서 매출액은 지난해 61억 원으로 급감했고 올 1분기에는 아예 매출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