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형 MMORPG로 올해 2분기 인기를 끌었던 ‘레전드 오브 블루문’이 앱마켓에서 또 삭제됐다. 앱마켓에서 삭제된 것은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다. 게임이 국내 마켓에서 사실상 퇴출된 상황에 유저들은 ‘먹튀게임’이라며 대규모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레인보우홀스가 출시한 ‘레전드 오브 블루문’은 지난 17일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삭제됐다. 이 게임은 지난 5월 출시 당시 저작권 관련 분쟁으로 인해 20여일간 삭제된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출시 초반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10위권을 기록하는 등 초반 출발은 좋았다.
레전드 오브 블루문은 5월 21일 출시 당시부터 위메이드의 ‘미르의 전설2’ IP를 침해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위메이드는 이 게임이 중국 킹넷의 계열사인 지우링과 라이선스를 맺고 개발한 ‘전기래료’를 베이스로 한 게임으로 판단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맡은 레인보우홀스는 ‘레전드 오브 블루문’은 자체 개발한 게임이라며 맞섰지만 서비스 3개월만에 모든 마켓에서 퇴출당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유저들은 이 게임이 ‘미르의 전설2’ IP를 베낀 짝퉁게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정식 절차를 거친 ‘미르의 전설2 모바일 게임’로 인식하고 있는 유저도 있었다. 출시 전 마케팅 광고 영상에서 조차 미르의 전설2 게임 이미지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은 게임이 맵 마켓에서 퇴출되며 게임 서비스가 종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레전드 오브 블루문 공식카페에는 서비스 종료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유저들이 찾아와 환불을 요청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특히 유저들은 힘을 모아 소송까지 대비하며 관련 절차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광고 모델인 배우 설경구 측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게임은 출시 당시 설경구를 메인 모델로 내세워 ‘설경구 게임’이라고 홍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부정적인 여론을 인식한 탓인지 게임 아이콘이 설경구에서 게임 내 캐릭터로 이미지가 변경된 상태다.
이에 레인보우홀스 측은 유저들 달래기에 나섰다.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게임이 삭제된 후 공지사항을 통해 “구글 다운로드 및 결제에 관하여 긴급수정중에 있다”며 “수정 완료 전 매일 5000원보 보상을 지급 드리겠다”고 밝혔다. ‘원보’란 게임 내 재화로 현금으로 환산하면 1만 원 가량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레전드 오브 블루문은 IP무단 도용으로 인해 앱 마켓에서 퇴출당한 게임”이라며 “IP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무단 도용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