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美獨 이어 4번째로 독자 개발…2028년까지 글로벌 '톱 3' 업체로 도약
효성이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신소재 탄소섬유에 1조 원을 투자한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탄소섬유 사업의 양질의 경쟁력을 강화해 일본이 과점 중인 글로벌 시장의 '톱(Top) 3'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효성은 20일 효성첨단소재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서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을 열고 오는 2028년까지 탄소섬유 산업에 총 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탄소섬유는 자동차용 내외장재, 건축용 보강재에서부터 스포츠레저 분야, 우주항공 등 첨단 미래산업에 이르기까지 철이 사용되는 모든 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꿈의 신소재’이다.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 1이지만 10배의 강도와 7배의 탄성을 갖고 있으며 내부식성, 전도성, 내열성이 훨씬 뛰어나 ‘미래산업의 쌀’이라고 불린다.
효성은 지난 2011년 일본,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탄소섬유를 독자적으로 개발한 뒤 2013년부터 ‘탄섬(TANSOME®)’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효성은 이번 투자를 통해 1개 라인에서 연산 2000톤 규모로 생산되던 탄소섬유를 단일규모로는 세계 최대규모인 10개 라인, 연산 2만4000톤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 1차 증설이 진행 중으로 내년 1월 연산 2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완공하고 2월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증설이 끝나면 효성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올해 11위(2%)에서 3위(10%)로 올라서게 된다. 고용도 현재 400명 수준에서 대폭 늘어나 2028년까지 2300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은 조석래 명예회장이 탄소섬유의 미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아무도 안 할 때 들어가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국가 전략 물자로 기술이전이 쉽지 않고 전량 외국 수입에 의존하던 탄소섬유를 전라북도와 전주시, 한국탄소융합기술원 등과 협업을 통해 국산화를 이끌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일본 등 선발업체들이 생산하는 고강도 탄소섬유와 같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끌어올렸다.
효성은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향후 우주항공, 자동차, 비행기 등 고성능급에 사용되는 탄소섬유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정부가 주창하는 수소경제 시대의 핵심소재로도 꼽히는 만큼 이 분야의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해 전·후방 경제적·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수소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약 1800대 수준이던 수소차를 2022년까지 약 8만1000대, 2040년에는 약 620만 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탄소섬유는 수소차 수소연료탱크의 핵심 소재로 수소 에너지의 안전한 저장과 수송, 이용에 반드시 필요하다. 수소연료탱크는 플라스틱 재질 원통형 용기로, 여기에 탄소섬유를 감아 강도와 안정성을 높인다. 2030년까지 수소연료탱크용 탄소섬유 시장은 12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이날 “탄소섬유의 미래 가치에 주목해 독자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며 탄소섬유 후방산업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수소경제로 탄소섬유의 새로운 시장을 열어준 만큼 탄소섬유를 더욱 키워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에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1등이 가능한 이유는 소재부터 생산공정까지 독자 개발해 경쟁사를 앞서겠다는 기술적 고집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또 다른 소재 사업의 씨앗을 심기 위해 도전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효성과 전라북도, 전주시 등 정부·지자체 간 ‘신규 증설 및 투자지원을 위한 투자 협약식’과 △산업통상자원부와 효성, 일진복합소재, KAI 등 탄소소재 관련 기업 간 공동 테스트 등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얼라이언스 MOU 체결식’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