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문화가 되다’ 슬로건…수익 초점 맞춘 광고서 벗어나 투자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산
증권사 광고는 통상 증시 시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코스피나 코스닥 지수가 우상향이면 TV나 라디오 광고를 하는 증권사 수는 늘어나지만, 증시가 하향세인 경우 대부분 증권사 광고는 급격히 줄어들거나 아예 종적을 감춘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증권사 광고 메시지가 주식 투자 수익률에 포커스를 맞추기 때문이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경쟁 증권사들과 다른 선택을 했다. 증시 상황에 상관없이 꾸준히 브랜드 전략과 슬로건을 대중에게 노출하기로 한 것이다.
이 전략의 중심에는 어용선(49) NH투자증권 브랜드전략사무국 팀장이 있다. 어 팀장은 2000년 NH투자증권 합병 전 우리투자증권으로 입사해 마케팅 업무를 맡았다. 이후 2004년부터 2017년까지 일산, 여의도, 광화문 등 지점 영업을 거쳐 2018년 광고 브랜딩 업무를 맡게 됐다.
어 팀장은 “투자 문화 확산이라는 메시지는 협회가 해야 할 일이지 왜 증권회사가 하느냐, 브랜드 슬로건과 NH투자증권이 자칫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업계를 선도하는 증권사이니까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6월부터 2개월간 투자와 전혀 상관없는 ‘팝업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브랜드 전략도 비슷한 맥락에서 시도됐다. 어 팀장은 “NH투자증권은 요식업과 협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보다 고객을 대면할 창구를 발굴하고 투자를 문화처럼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면서 “팝업 식당을 찾았던 고객들이 이색적인 경험이었다며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점 업무를 거치면서 회사 브랜드와 슬로건이 어떤 힘을 갖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고객들이 투자를 일상적인 것, 긍정적 이미지로 인식을 바꾸게 된다면 영업 직원들도 단기 수익률에 민감한 지금의 영업 환경과는 달리 고객의 투자 목표에 따라 고객 자산관리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 팀장은 단순한 단기 수익률을 좇는 것보다는 목표가 있는 투자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고객들에게 돈에 ‘꼬리표’를 달라고 말한다”면서 “이 돈을 어떤 목적에 쓸 것인지 나눈 뒤, 다시 장기와 단기 투자로 나눠서 포트폴리오를 짜면 일부 자금은 공격적으로 굴리고, 나머지 자금은 안정적으로 굴릴 수 있게 돼 리스크 헤지(분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