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靑 “지소미아 종료 결정“…日 압박 초강수

입력 2019-08-22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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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협력 중대한 병화 초래, 국익에 부합하지 않아”…한일 갈등격화 예상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정부는 한일 간 '군사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GSOMIA)을 종료하기로 결정했으며 협정의 근거에 따라 연장 통보시한 내에 외교 경로를 통하여 일본 정부에 이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청와대는 22일 일본 경제보복 조치에 맞대응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들과 1시간 토론을 한 뒤 종료를 재가했다.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는 한일 간 ‘군사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GSOMIA)을 종료하기로 결정했으며 협정의 근거에 따라 연장 통보시한 내에 외교 경로를 통하여 일본 정부에 이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정부는 일본 정부가 지난 2일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한일 간 신뢰 훼손으로 안보상의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수출무역관리령 별표 제3의 국가군’(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함으로써 양국 간 안보협력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지속시키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와 정부가 한미일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고려해 지소미아를 연장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으나 예상을 뒤엎고 협정 종료를 선택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후 3시 NSC 상임위가 개최됐고 최종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심도 있게 논의해 상임위 차원에서 종료라고 결정했다”며 “회의 후 상임위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집무실 옆 소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문 대통령에게 상임위 결정을 보고했고 약 1시간 정도 토론을 진행한 뒤 문 대통령이 종료를 재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엔 이낙연 국무총리도 함께해 사실상 NSC 안보관계 전체회의로 진행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대법원 강제징용 피해자 일본 기업 배상 책임 판결 이후 한일관계 중요성 고려해 일본 정부에 해결 방안 제시 등 다방면으로 적극적으로 외교 노력을 했지만 일본이 대화를 거부했다”며 “어제 개최된 한일외교장관 회담에서까지 일본은 어떤 태도 변화도 보이지 않았고 15일 광복절 경축사에도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은 데다 중재안이 최종안이 아님을 상기시켰지만 대화를 거부하거나 외교적 해결 모색하려 하는 우리 정부의 대응에 부응하지 않아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정부 내에서 7월 말까지 상황을 보면 지소미아 유지에 대해 사실상 유지 쪽의 의견이 다수였고 그쪽으로 가는 듯했다”며 “사실 과거사 문제 있다 하더라도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지향이라는 기조하에 과거사에 우리 명확한 입장 유지하나 협력 관계 유지하는 투트랙 변화 없이 가야 한다는 기조였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그는 “일본이 한일관계 신뢰상실과 안보상의 문제 거론하며 우리에게 취한 경제보복 조치는 과거의 역사문제를 현재의 역사문제로 전환시켰다”며 “정부는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안보 문제로 전위시킨 상황에서 지소미아 효용성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지소미아 종료로 인한 안보공백 문제에 대해 이 관계자는 “지소미아 연장 여부 관련 양국 군사 당국과 교환되는 정보 효용성 측면과 한미동맹 영향성 측면을 중심으로 내부적으로 면밀히 검토해왔다”며 “지소미아 종료됐다 해서 한미일 3국 협력이 와해되거나 일본 정보 교류가 완전히 차단되는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내용을 보고받고 있다. 왼쪽은 이낙연 국무총리.(사진제공=청와대)
이번 결정과 관련해 그는 “정부 부처 그리고 안보실, 비서실 정책실 등등이 여러 내용을 다방면에서 검토했다”며 “정부 여러 레벨에서 면밀한 검토 있었고 NSC 실무조정회의 보안을 유지한 채 여러 차례 부처 간 의견도 조율했다”고 섣부른 결정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정무적으로는 국민 의사가 어떠한지도 파악하기 위해서 거의 매일 여론조사를 시행했고 외교·안보 차원에서 우리 결정이 한일관계 한미관계 한반도 어떤 영향 있을지도 평가했다”며 “즉 안보협력뿐 아니라 경제적 한일 미래협력 측면 한미일 3국 협력 측면도 고려한 것이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그간 민감한 군사정보 상호 교환은 우방국가, 안보협력국가, 안보 협력 전제로 이뤄지는 것이다”며 “정부는 지난 2년간 이런 전제 하에서 지소미아 연장해온 것이고, 일본이 안보상의 이유로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를 제외한 상황에서 안보협력 관계를 전제로 민감한 군사안보 정보를 교환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일본이 먼저 취한 조치”라고 말해 이번 결정은 전적으로 일본 책임임을 분명히 밝혔다.

아울러 그는 “국가 위기라는 것은 명분도 중요하고 실리도 중요하고 국민의 자존감도 지켜주는 것도 중요하다”며 “실리적 측면을 검토했을 때 지소미아 체결 후에 현재까지 한일 간 직접 정보교류 횟수는 29회였다. 최근에는 정보교류대상이 감소추세인 데다 2018년도에는 사실상 정보교류가 없었고 북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일본 측이 우리에게 요구한 안보정보교류 수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7월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검토했던 시기에도 정보의 효용성 보다 한일·한미 간 긴밀 공조 필요성 고려해 협정 연장키로 한 것이다”며 “그러나 우리를 안보 협력국으로 간주하지 않고 사실상 전략 물자 수출 통제 국가로 대하는 일본 태도에도 불구하고 이 협정을 유지하려는 실리가 그리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고 부연했다.

이번 조치로 한미 동맹이 약화 우려에 대해 그는 “미국과 긴밀히 협의했다. 한일 문제로 인해 한미동맹 문제가 생기면 그것은 우리 안보에 많은 영향 미쳐서 지소미아 관련 미국과 거의 실시간으로 우리가 한일과 소통했던 부분을 소통했다”며 “우리가 상황이 악화되거나 우리 외교적 노력이 일본 측으로부터 반응 없다면 소위 지소미아 종료는 불가피하다는 점을 역설했고 미국은 우리 정부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소미아 종료 별개로 북한 핵문제 등 역내 평화 안정을 위해 한미 간 평화 동맹 기반은 추호도 흔들림 없다”며 “지소미아로 흔들릴 한미 동맹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지소미아 종료된다 하더라고 우리정부 자산과 한미연합자산 통해 한반도 주변 상황은 면밀히 대비 가능하고 감시 가능하다”며 “필요 시 한미 정보공유 협정 통해 일본과도 협력은 진행된다”고 부연했다.

이번 지소미아 종료로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경제갈등이 한층 심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미일 안보 협력 틀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미국 정부는 한미일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고려해 협정 유지를 희망했지만 우리 정부가 파기를 결정함에 따라 한미일 안보 협력의 틀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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