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손해를 입었다는 차량 구매자들의 주장을 법원이 일부 받아들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재판장 이동연 부장판사)는 23일 김모 씨 등이 폭스바겐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및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폭스바겐 등은 유로-5 배출가스 기준 적용대상 디젤 차량 15개 차종에 배출가스 저감장치의 작동률을 조작하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환경부인증시험의 특수 조건을 인식해 시험 당시에는 배출가스가 적게 배출되도록 하고, 그 외의 경우에는 배출가스 저감장치 작동을 중단시키거나 작동률을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 등은 이 사건으로 인해 정신적, 재산적 피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차량 구매자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 부분을 인정해 폭스바겐 등 차량제조사와 국내수입사에게 차량 1대당 100만 원을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재판부는 높은 가격을 내고 신뢰성 있는 유명 자동차 브랜드의 차량을 구매했던 소비자들의 신뢰를 침해한 것에 대한 정신적 손해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인한 재산적 피해는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광고 중 ‘대기환경보전법 등의 규정에 적합하게 제작됐다’는 부분 등에 거짓·과장성이나 기만성이 있음은 인정하면서도 광고로 인해 원고들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봤다.
또 기망 행위가 있었다는 차량 구매자들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배출가스 조작과 친환경 광고 등이 구매자들의 계약 취소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