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하는 미디어 환경 대응 위한 것”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공영홈쇼핑이 신사옥 건립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달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체질 개선’ 작업과는 거리가 먼 결정으로 자칫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공영홈쇼핑은 27일 신사옥 건립을 위해 ‘신사옥건립TF’ 발족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공영홈쇼핑에 따르면 신사옥 건립은 지난해 10월부터 꾸준히 검토 중이었다. 그러다가 최근 4월 방송 장애가 발생했다. 4일 간격으로 두 번의 방송 장애가 발생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에 공영홈쇼핑은 홈쇼핑 방송에 최적화된 시설과 설비가 필요하다는 판단, 사업 확대와 관련한 공간이 부족하다는 문제 등으로 신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공영홈쇼핑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디지털큐브빌딩에 임차해 있다.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홈앤쇼핑, 공영쇼핑 등 국내 주요 7개 홈쇼핑사 중에 자체 사옥이 없는 곳은 공영홈쇼핑 뿐이다.
공영홈쇼핑 관계자는 “현재 건물 6개 층을 임차해 쓰고 있는데 연간 임차비가 37억~40억 원가량 든다”며 “회사가 커지면서 인원이 계속 늘고, 방송사고가 났을 때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체 사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건물에 2023년까지 우선 계약이 돼 있다”며 “당장 신사옥을 짓겠다는 것이 아니고, 신사옥 추진을 공식화하는 단계일 뿐”이라고 밝혔다.
공영홈쇼핑은 2개 스튜디오로 하루 약 18시간의 생방송을 운영해 오다가 올해 3월부터 입주 건물이 아닌 외부에 대형 스튜디오를 임차해 현재 3개의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다. 신사옥을 지으면 스튜디오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공영홈쇼핑 관계자는 “스튜디오 개수를 늘리는 것은 필수가 될 것”이라며 “스튜디오가 많은 홈쇼핑은 7개인 곳도 있다”고 말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고자 함이라는 공영홈쇼핑 측의 설명에도 신사옥 건립의 적절성에는 의문이 따라붙는다. 2015년 창립 이후 당기순손실이 2015년 190억 원, 2016년 94억 원, 2017년 35억 원, 지난해 52억 원에 달하는 탓이다. 4년 동안 당기순손실은 400억 원 가까이 쌓였다. 설립 자본금이 800억 원에서 절반 가까이 되는 규모가 손실로 빠져나가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최창희 대표 역시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최 대표는 “공익성과 수익성을 함께 가져가야 하는데 이대로면 자본잠식을 당할 위기”라며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털어 놨다.
그러면서 부분 자본잠식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제품 취급액 7400억 원, 매출 1850억 원을 목표로 세웠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각각 전년 대비 16, 22% 증가한 규모다. 당기순손실 예상 규모는 48억 원으로 잡았다.
신사옥 건립에 따른 비용을 어디서 마련할 지에 관해 공영홈쇼핑 측은 “정해진 바가 아직은 없다”고 밝혔다.
공영홈쇼핑 관계자는 “단기간에 끝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담보대출을 받거나 투자를 받는 문제 등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은 없고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