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코스닥 바이오 상장사 73개(증권신고서 없는 11개사는 제외)의 경우 대부분 유한양행, 녹십자, 셀트리온, 한미약품 등 대형제약사를 유사기업으로 선정하고 있다. 녹십자를 채택한 곳이 16개사로 가장 많았고, 유한양행(11개사), 한미약품(6개사) 등이 뒤를 이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 바이오 기업과 대형 제약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다르지만 상장시 수익이나 매출 등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R&D(연구개발) 기업들이 필요하다”며 “대형사들만이 이러한 수익지표를 공개하기 때문에 이들과 비교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코스닥 바이오 기업은 대부분이 매출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공모가를 제시하는 주관사 입장에서는 최선의 방법이 결국 대형사와 비교하는 것”이라며 “특히 신약가치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일종의 기준가 역할을 할만한 기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유사기업 선정 방식으로 바이오주를 둘러싼 거품논란은 끊이지 않고 제기된다. 기술특례로 상장한 셀리드의 경우 2016~ 2018년 매출액이 전무했지만 상장주관사인 삼성증권은 유사기업으로 유한양행을 선정했다. 상장 당시(2018년) 유한양행의 매출액은 1조1046억 원이다. 마찬가지로 실적이 없는 올릭스(NH투자증권)도 녹십자를 유사기업으로 채택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상장한 파멥신도 매출액은 200만 원에 불과했지만, 종근당(4558억 원)을 유사기업으로 선정했다. 팬젠(16억 원)은 셀트리온(2656억 원), 앱클론(15억 원)은 한미약품(2335억 원)을 채택했다. 안트로젠, 알테오젠, 압타바이오 등 매출액이 1100억 원 미만인 곳들도 대형사들을 선택했다.
특히 코스닥 바이오 상장사 73개사 중 절반 이상인 40개사가 상장 이후 공모가 대비 평균 -36.6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프로젠 H&G는 공모가 1만 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지만 9일 94.13% 하락한 587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또 진양제약(-84.34%), 아미노로직스(-83.49%), 제일바이오(-73.49%), 일신바이오(-65.11%) 등도 하락폭이 크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장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비즈니스 구조가 다른 회사랑 비교하기 어려운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며 “단순히 기업 규모가 크다고 해서 공모가가 높고 낮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짚었다.
이어 “다만 투자자들이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타당하다고 납득할 수 있는 경우가 기상장 기업과의 비교인 것은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